지난달 5일, 광주 조선대학교에서 교사 연수 중이던 서석고 교사 김관행(29) 씨가 점심을 먹으러 가던 중 낙뢰에 맞아 쓰러지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교정 나무에 떨어진 낙뢰가 땅을 타고 김 씨에게 전달되면서 그는 그 자리에서 심장이 멈춘 채 의식을 잃었습니다.

전남대학교병원 응급실로 이송된 김 씨는 겨우 호흡과 맥박을 되찾았지만, 40분간이나 심장이 멈춰있었던 탓에 여러 장기가 손상된 상태였습니다. 생존 가능성이 희박했음에도 불구하고 전남대병원 응급의학과 의료진은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조용수 전남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심장과 폐의 상태가 너무 좋지 않았지만 환자도 젊고 조그만 가능성이라도 키워보자는 생각으로 전력을 쏟아 치료했다"고 말했습니다.

의료진은 최후의 수단으로 에크모(ECMO·인공심폐기계) 치료를 결정했습니다. 사흘간 밤낮으로 이뤄진 에크모 치료의 효과로 김 씨는 점차 기력을 되찾았고, 입원 10일 만에 인공호흡기를 뗄 수 있을 정도로 회복했습니다.

조 교수는 "치료가 매우 어려웠지만, 무엇보다 환자의 살고자 하는 의지와 정신력이 매우 강했기 때문에 좋은 결과가 나온 거 같다"고 말했습니다.

사고 28일 만인 지난 2일 퇴원한 김 씨는 "두 번째 삶을 선물해준 조 교수님이 두 번째 아버지"라며 자신을 돌봐 준 의료진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습니다. 그는 "직장 복귀를 언제 할 지 알 수 없지만 다시 살았다는 기쁜 마음을 품고 두번째 삶을 충실히 살아가겠다"고 말했습니다.

김 씨는 의료계 갈등에 대해 언급하며 "최근 의정 갈등으로 응급실을 비롯한 병원 의료진에 대해 막연히 부정적인 생각을 지닌 사람들이 많아진 것 같아 아쉽다"며 "환자를 위해 밤낮으로 헌신하는 의사와 간호사들의 노력과 열정이 폄훼되지 않도록 갈등이 원만하게 해결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전남대병원은 김 씨가 병원 발전후원금으로 1천만원을 기탁했다고 12일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