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샘일보 = 칼럼니스트 클래식 음악 <온쉼표> 대표/피아니스트 경현정)

독일의 춥고 긴 겨울과 흐린 날씨의 항구 도시인 함부르크에서 태어난 브람스(Johannes Brahms, 1833~1897). 그는 낭만파 음악가로서 고전주의 음악을 계승하고 새롭게 발전시킨 음악가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호른과 더블 베이스를 연주하던 브람스의 아버지는 음악에 뛰어난 재능이 있는 장남을 신동 음악가로 내세워 돈을 벌려고 했습니다. 가난한 집안의 장남으로 어린 나이부터 아르바이트로 가정에 경제적으로 보탬이 되어야 했던 브람스였습니다.

떠돌이 악사인 아버지와 아버지보다 17살이나 연상인 다리가 불편한 재봉사 어머니 사이에서 그는 어려서부터 철이 일찍 들은 아이였습니다. 그는 12살이었던 1845년에 학교를 그만두고 13살 때부터 17살 때까지 자신은 피아노를, 콘트라베이스를 연주하는 아버지와 함께 선술집, 댄스 홀, 작은 연주회 등에서 매일 밤늦은 시간까지 일을 하며 살았습니다. 이 시기에 그가 적어 놓았던 초기의 작품들은 거의 태워 버렸다고 하는데요.

완벽주의자로서 자신의 작품에 대해 매우 비판적이었던 그는 자신에게 가혹할 정도로 엄격해서 많은 작품들을 완성하고도 결국 파기해 버렸다고 합니다. 그 덕분에 지금 우리에게 남아 있는 그의 작품들은 대부분 그가 만족할 만큼 정교하게 다듬어진 작품들입니다. 그는 자신을 엄격하게 관리하며 대중적인 명성을 얻기보다는 작품의 완성도를 더 중시했습니다.

아주 사적인 성격의 사람으로서 그는 개인적인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았습니다. 특히, 로맨틱한 감정을 표현하는 것을 극도로 꺼려 했지만, 그의 음악은 절제된 표현 속에 깊이 있는 감정이 숨어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허약한 체질에 어려서부터 피로가 누적되어 건강이 좋지 않았는데 평생을 꾸준한 걷기로 건강을 관리했습니다 매일 산책으로 걷기를 하며 사색을 한 좋은 습관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는 유명해지고도 언제나 단순하고 실용적인 옷차림으로 자신을 꾸미지 않는 소박한 삶을 살았던 겸손한 사람입니다. 화려한 레스토랑이나 사교 모임보다는 늘 다니는 비엔나의 커피숍에서 커피를 마시고 신문을 읽으며 친구들과 음악 토론을 즐겼습니다. 특히, 가난한 음악가들에게는 자신이 번 돈으로 기부하는 데 적극적이었습니다. 언제나 과묵하게 말을 아끼는 그를 다소 무뚝뚝하고 냉정한 사람으로 보기도 했지만, 그의 가까운 친구들은 그가 매우 따뜻하고 충실한 사람임을 알았습니다.

20세의 음악 청년이었던 브람스를 유럽 음악계에 소개해 주고 음악적 재능을 높이 지지해 준 스승이자 멘토인 슈만이 사망한 이후에도 평생 동안 그 가족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줍니다. 그는 스승의 아내인 클라라와 4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수많은 편지를 주고받았습니다. 평생을 음악적 동지이자 가장 가까운 소울메이트로서 음악을 통해 서로에게 복잡한 감정을 주고받기도 했는데요. 서로의 의견에 경청하고 존중하며 인간적으로나 음악적으로 함께 발전해 나갔습니다.

무려 20년간이나 다듬고 고민하며 43세(1876년)에 완성한 그의 첫 번째 교향곡은 그가 얼마나 신중한 완벽주의자인지를 보여줍니다. '베토벤의 10번째 교향곡'이라는 별명이 붙을 만큼 명곡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참고 : 브람스의 교향곡 1번 1악장(지휘 - 카라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