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우리뉴스) 김민재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대출 규제는 맛보기에 불과하다"며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위한 강력한 후속 대책을 예고했다. 신규 신도시 개발에는 신중하게 접근하되, 기존 신도시는 공급 속도를 높여 집값 불안 심리를 해소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대통령은 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취임 30일 기자회견에서 "부동산과 관련된 정책은 많다. 공급 확대 정책, 수요 억제 정책 등 많이 남아있다"고 밝혔다. 그는 "기존에 계획된 신도시가 많이 남아 있다. 상당한 규모인데 공급이 실제로 안 되고 있다"며 "기존에 계획돼 있는 것을 그대로 하되, 대신 속도를 빨리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정부는 남양주 왕숙, 하남 교산, 인천 계양, 고양 창릉 등 3기 신도시의 착공을 앞당기고, 분양 일정을 단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들 지역에선 공공임대와 공공분양이 확대되며, 실수요자 중심의 공급이 이뤄질 예정이다. 아울러 유휴 국공유지, 폐교 부지, 기존 택지 재활용 등 다양한 수단을 통해 공급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다만 수도권 추가 신도시 지정에 대해서는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이 대통령은 "수도권에 새로 신도시를 만들면 또 수도권 집중을 불러오지 않느냐는 말이 맞지 않나"라며 "이미 결정된 것은 바꿀 수 없지만 추가로 만들지는 대한민국의 지속적인 성장 발전 전략 면에서 검토해 봐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정부는 수도권 1극 체제를 완화하고 지역 균형발전을 이루겠다는 기조도 함께 내놨다. 이 대통령은 "정책 결정과 예산 배분에서 인구 소멸 위험 등 지방의 특수 상황을 반영하겠다"며 지방교부세와 복지정책,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등에서 지역별 가중치를 두겠다고 강조했다.

수요 억제와 관련해서도 추가 조치가 예고됐다. 이 대통령은 "투기적 수요가 부동산 시장을 매우 교란하고 있다"며 "이제 부동산보다는 금융시장으로 옮기는 게 훨씬 낫다고 생각한다. 또 그렇게 만들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제 마음대로 되지는 않겠지만, 전체 흐름을 바꿀까 한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이미 수도권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 원으로 제한하고, 다주택자 및 갭투자자의 추가 대출을 금지했다. 향후 시장 상황에 따라 조정대상지역 추가 지정, 전매 제한 강화, 실거주 요건 확대, 세제 조정 등도 검토 대상이다.

최근 대출 규제 직전 거래가 반영된 한국부동산원 통계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은 6월 다섯째 주 기준 0.40%로, 전주(0.43%)보다 둔화됐다. 다만 일부 지역에서는 규제 시행 전 매수세가 몰리며 일시적인 가격 급등이 나타났다. 정부는 7월 집값 흐름을 분기점으로 삼고 추가 조치를 검토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