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국정기획위원회 업무보고에서는 한국은행이 스테이블코인 도입에 보다 전향적인 입장을 보여야한다는 주문이 나왔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국정위 경제1분과는 이날 오전 10시30분 서울 중구 남대문로 한은 본관에서 한은을 대상으로 현장 업무 보고를 진행했다.

국정위에서는 국회 기재위 간사를 맡고 있는 정태호 의원과 홍성국 최고위원, 오기형 의원, 김병욱 전 의원, 김은경 한국외대 교수를 비롯해 한은 출신인 이동진 상명대 교수 등이 참석했다. 한은 측에서는 유상대 부총재와 채병득·이종렬 부총재보와 주요 국·실장들이 자리했다. 유 부총재가 전체 내용을 보고한 후 각 위원들과의 질의 응답이 이어졌다.

한은은 업무보고에서 현 거시경제 상황과 정책대응, 한은의 주요 현안, 우리 경제의 중장기 구조개혁 방안 등에 대해 설명했다. 최근 주택가격 상승과 이에 따른 가계부채 동향에 대한 진단도 이뤄졌다.

최근 급등세를 보이는 가계부채에 대해 위원들 다수는 깊은 문제 의식을 나타내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강화를 예정대로 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단기적인 처방 대신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대안을 한은이 고민해 봤으면 좋겠다는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스테이블 코인에 대한 논의도 있었다. 일부 위원들은 원칙적으로 찬성한다면서도 은행부터 하자는 한은의 입장은 코인 발행 취지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한은은 통화정책 유효성 약화와 코인런 등 금융 위협 안정, 외환 리스크 등의 이유로 은행권부터 도입해 점차 비은행권으로 확대해 가자는 신중론을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한 참석자는 "한은이 보다 전향적으로 해야 한다"고 지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위원 역시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에 대해 "시대의 요구이자 흐름"이라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은 측은 원화 스테이블 코인 도입에 대한 우려 상황은 기재부 등 유관 부처와 적극적으로 협의해 가겠다고 답했다.

국정위는 스테이블코인 발행에 있어 한은의 역할에 대해 질의하면서 해외 사례 등 스테이블코인의 금융 리스크 측면에 대한 추가 자료 제출 요청하기도 했다.

금융당국 개편이 논의 중인 가운데 한은의 비은행 관리·감독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한은법에서는 금융기관을 금융지주와 은행으로 한정해 한은은 비은행 관리·감독, 자료 제출 요구권이 없다.

한은 측은 비은행권 가계대출 리스크가 커지고 있는 상황과 통화정책 측면에서 비은행 대출을 늘려왔지만, 관리 수단이 제약적이라는 점을 설명했다. 국정위 측 일부 참석자는 통화정책은 비은행 금융권도 고려해야 한다는 점에서 이에 공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잠재성장률 하락세를 완화하기 위한 중장기 구조개혁 방안과 관련해 저출생·고령화 대응, 신산업 발전 촉진, 지역 간 불균형 축소 등 다양한 주제도 논의됐다.

국정위는 한은의 최근 구조개혁 보고서 등에 대해 "내용이 좋다"고 칭찬하며 "앞으로 계속 잘해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정태호 경제1분과장은 마무리 발언에서 "팬데믹 후 물가수준이 높아진 상황에서,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 목표 달성에 부담이 되고 있는 가계부채를 관리하기 위한 적극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경제 대전환의 시기에 뒤처지지 않도록 스테이블코인 등 디지털 금융혁신 생태계 구축을 추진하고 부작용 최소화를 위한 안전장치 마련에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도 덧붙였다.

한편, 한은 노조는 국정위의 한은 방문에 앞서 "금융산업정책과 감독정책을 금융위원회가 동시에 수행함에 따라 금융안정 측면에서 견제와 균형 원리 작동에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금융감독정책을 정부로부터 독립시켜 한은이 거시건전성 및 금융기관 미시 건전성 정책을 담당하고, 금융감독원은 금융소비자보호, 금융기관 영업행위, 회계 등 담당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