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지난 24일 신규 영업을 재개했다. 유심 해킹사고 여파로 영업을 중단한 지 50일 만이다. 하지만 영업 재개 첫날 가입자 순증 규모는 257명에 그쳤다. 정부의 해킹사고 조사결과가 아직 발표되지 않았고 소비자 보상안도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기엔 부담이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25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의 전날 번호이동(알뜰폰 제외) 순증 규모는 257명인 것으로 조사됐다. 신규 영업이 재개되면서 KT와 LG유플러스로부터 모두 5447명을 뺏어왔지만, KT 2626명·LG유플러스 2821명을 빼앗겼다.

이날 SK텔레콤 대리점들이 모처럼 가입자 유치 영업에 나섰지만 경쟁사들과 비교해 단말기 지원금 등에서 크게 차별화되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SK텔레콤은 신규영업 재개에 돌입하며 공시지원금을 상향 조정했다. 아이폰16 플러스의 공시지원금을 기존 8만6000~26만원에서 28만7000~55만원으로 늘렸다. 아이폰16e 공시지원금 또한 기존 4만5000~13만8000원에서, 28만7000~55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그러나 삼성 갤럭시S25 등 주력 기종의 경우 지원금 변동이 아예 없거나 크지 않다.

통상 타사 가입자를 새로 유치하기 위해선 경쟁사들보다 더 많은 지원금을 실어야 하는데, 비교적 소극적으로 대응했다는 얘기다. 업계에선 SK텔레콤의 영업중단 사태가 풀렸지만 유심 해킹사고에 대한 민관합동조사단의 조사 결과와 행정처분 등이 남아있는 상황에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기 부담스러웠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 건 그동안 이어져왔던 가입자 순감 흐름을 끊어냈다는 점이다. SK텔레콤은 지난 4월 22일 대규모 가입자 유심(USIM) 정보 해킹 사고 발표 이후 번호이동 가입자 순감 규모가 크게 늘었다. 이에 더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행정지도에 따라 SK텔레콤이 지난달 5일부터 신규영업을 중단하면서 타사 가입자 이탈을 바라만 봐야 했던 입장이다.

실제 사고 발표 이후부터 영업재개가 이뤄지기 전날인 23일까지 61만4631명의 가입자가 SK텔레콤에서 KT, LG유플러스로 떠났다. 이로 인해 SK텔레콤은 52만2302명의 가입자가 순감했다.

SK텔레콤은 내달 삼성전자의 신규 폴더블폰 갤럭시Z 폴드7·플립7 판매를 계기로 공세적인 가입자 유치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임봉호 SK텔레콤 MNO사업부장은 24일 진행된 브리핑에서 "상당히 긴 시간 영업을 중단했고 정상화를 빨리하기 위한 준비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폴더블폰 출시와 관련해서는) 별도로 마케팅 플랜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고, 차질 없이 준비해 영업이 본격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해킹 사고 이후 25일 0시까지 유심을 교체한 SK텔레콤 누적 가입자는 937만명이다.

SK텔레콤은 지난 23일부터 다음달 9일까지 장애인 및 어르신 고객 전체를 대상으로 찾아가는 서비스 '2단계'를 진행한다. 복지시설 200개소 이상 방문해 유심 교체 및 스마트폰 케어 서비스를 제공한다. 한 주에 서울·광역시·제주 등 75개 시 소재 장애인복지관·노인복지관 3~6개소를 방문해 최소 50~200명 수준의 유심 교체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