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집값 상승세가 가까운 수도권 신도시로 번지고 있다. 특히 '준강남'으로 불리는 경기 과천시와 인근 평촌신도시(안양)의 아파트값과 전셋값이 동반 상승하는 양상이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23일 한국부동산원 6월 셋째 주(16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과천시 아파트값은 지난 주 0.48% 상승으로 집계됐다. 올해 누적 상승률로 보면 과천은 7.10% 상승으로 송파구(0.763%)를 제외한 서울의 모든 자치구를 웃돌았다.

신고가 거래도 이어진다. 중앙동 과천푸르지오써밋 전용 59㎡는 나흘 만에 1억원이 오른 21억원에 지난 11일 신고가 거래됐다. 같은 단지 전용 84㎡는 직전 거래보다 5000만원 오른 25억3000만원에 지난달 26일 손바뀜했다.

과천의 경우 강남과 인접한 데다가 교통과 교육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어 수도권 선호지역으로 꼽힌다. 더욱이 토지거래허가구역이 강남3구와 용산구로 확대 재지정되면서 비규제지역인 과천으로 전세를 끼고 매수하는 '갭투자' 수요가 몰리고 있다는 게 지역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과천 중앙동의 한 중개업소는 "인근 안양, 인덕원, 의왕 쪽에서 상급지인 과천으로 진입하는 수요가 3~4월부터 늘었다"며 "과천과천지구 청약에 관심이 있는 신혼부부들도 비아파트 수요로 문의가 많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전셋값도 요동치고 있다. 과천 전세가격은 0.42% 상승했다. 올해 누적치로는 5.70%로 수도권에서 가장 높은 누적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는 부림동 주공 8·9단지가 이주를 시작한 데 이어 별양동 주공5단지도 올해 하반기 이주를 본격화하는 등 과천 재건축 단지 약 3000여가구 이주수요 영향으로 풀이된다.

아실에 따르면, 과천시 아파트 매물은 한 달 전 547건에서 이달 410건으로 25.1% 감소해, 도내에서 성남시 분당구(-25.9%) 다음으로 매물 감소폭이 컸다.

과천의 전세수요를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면서 인근 평촌, 의왕, 군포 매맷값과 전셋값이 함께 오르는 모습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평촌과 인덕원이 있는 안양 동안구 아파트 매매가격은 0.24% 올랐다. 올해 누적 상승률은 1.30%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전셋값 상승률은 지난주 0.24%, 올해 누적 3.21%로 집계됐다. 의왕(0.04%), 군포(0.03%)도 지난달 말부터 전셋값이 상승으로 돌아섰다.

이처럼 과천과 평촌 집값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새 정부 들어 규제지역 지정이 유력한 게 아니냐는 걱정도 지역에서 나온다.

조정대상지역은 최근 3개월 기준 주택 가격 상승률이 물가 상승률의 1.3배, 투기과열지구는 1.5배를 상회할 경우 지정하는데 경기도에선 과천시가 해당 기준을 충족한 상태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강남 형님'이 오르면 '과천 동생'이 따라오르는 식으로 강남권 집값 상승세가 과천, 평촌을 거쳐 경기 남부로 번지는 구조"라며 "규제지역을 지정해도 일시적인 효과만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