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취약 소상공인 143만명의 재기를 지원하기 위해 1조4000억원의 예산을 마중물로 '특별 채무조정 패키지'를 마련했다. 장기간 빚 수렁에 빠져 상환이 불가능한 취약차주의 장기채권 16조원을 정부와 금융권이 인수해 소각할 방침이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19일 정부가 발표한 '경기 진작 및 민생 안정을 위한 새정부 추경안'에 따르면 정부는 1조4000억원 재정을 투입해 취약차주의 채무 부담을 덜어주고 재기를 돕는 '특별 채무조정 패키지'를 추진한다. 고금리 기간 쌓인 채무상환부담을 경감하고 다시 경제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게 골자다.

우선 상환이 불가능한 차주가 7년 이상 보유한 5000만원 이하 장기연체소액채권을 정부와 금융권이 저렴한 가격에 매입해 소각한다. 여러 금융권에 흩어진 취약차주의 소액 부채를 일괄 인수한다. 이번 정책을 통해 113만명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정부는 내다본다.

정부는 상환이 어려운 채무 규모를 16조원으로 보고 있으며, 5%로 매입을 가정해 8000억원이 필요할 것으로 추정한다. 이를 정부 재정, 금융권이 공동으로 부담하는 방안을 두고 금융권과 협의 중이다.

권대영 금융위원회 사무처장은 "장기간의 빚에 빠져 있어 상환 능력이 없는 분들인데, 재기를 지원해 다시 경제활동으로 돌아와 정상적인 삶을 살게 하는 것"이라며 "일회성으로 과감하게 감면을 하는 프로그램"이라고 설명했다.

자영업자·소상공인 채무조정 프로그램인 '새출발기금'의 원금 90% 감면 대상에 저소득 소액 차주도 새롭게 포함한다.

현행 제도상 새출발기금은 취약계층에 한해서만 90% 감면이 가능하다. 이번 추가경정예산으로 재원을 마련해 저소득층 일부도 90% 감면을 받을 수 있도록 범위를 확대했다. 이에 10만명이 추가로 수혜를 받게 된다.

지난해 11월까지였던 대상기간도 이번 달까지로 연장한다. 지난해 말부터 올해 상반기 역시 경기 침체가 지속되고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처럼 수혜 대상과 대상기간이 넓어지며 정부 재원은 7000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임기근 기획재정부 2차관은 "새출발기금은 보통은 60~80%를 감면해 주고 취약계층에 대해서만 90%를 감면해 주는데 이번에 저소득층까지 대상을 확대했다"며 "당초 코로나19 기간에서 일부 확대가 됐었고 지난해 말부터 현재까지 어려운 시점을 잘 통과하는 과정에서 애로가 생기신 분들을 대상으로 연장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정책자금을 성실하게 상환하고 있는 취약 소상공인도 '성실회복 프로그램'을 통해 채무 부담을 경감할 방침이다.

경영위기 자영업자의 경우 분할상환 7년에 이자지원 1%포인트(p), 폐업기업은 분할상환 15년에 우대금리 2.7%를 지원한다. 이번 지원은 19만명을 대상으로 하며 정책자금 3000억원이 들어간다.

조용범 기획재정부 예산총괄심의관은 "채무조정 지원책이 나왔을 때 일부는 도덕적 해이, 형평성 문제를 제기한다"며 "그런 측면을 감안해서 성실 상환한 차주에게도 일정 부분 지원이 들어가도록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희망리턴래키지' 예산도 더해, 이미 폐업했거나 폐업할 예정인 소상공인의 어려움을 해소하려고 한다.

폐업 소상공인의 점포철거비 지원액을 올해 기준 400만원에서 600만원으로 상향한다. 그동안 점포철거비 지원이 실소요액보다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어서다.

임 차관은 "코로나의 충격을 간신히 이겨낸 소상공인들이 최근 내수 부진이 장기화됨에 따라 매출이 줄고 폐업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며 "소상공인 등 취약차주 140여만명의 채무 경감을 위해 1조4000억원을 투자해 특별 채무조정 패키지를 마련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