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한나연 기자]서울 양천구 목동 재건축 사업이 주요 단지를 중심으로 속도를 내기 시작하면서2만7000가구 규모의 대단지 정비사업이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고 있다. 서울시 심의 통과와 조합 설립 인가 등 구체적인 성과가 나오며 사업이 가시화되고, 시장에서도 기대감이 반영되는 분위기다.

18일 정비업계에 따르면최근 목동 신시가지 주요 단지의 정비사업이 속도를 내면서 일부 단지를 중심으로신고가 거래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4단지와 10단지의 정비구역 지정 및 정비계획 결정·경관심의가 통과되고 6단지가 조합 설립 인가를 받는 등 구체적인 성과가 나오면서, 시장에서는 기대감이 본격적으로 반영되는 분위기다.

목동 신시가지는 1985년부터 조성된 대단지로, 총 14개 단지 약 2만7000가구가 재건축 대상에 포함돼 있다. 서울시는 2022년 목동 전체 단지를 정비계획 수립 대상지로 지정하고 사업을 본격화했다. 현재 4·6·8·10·12·13·14단지가 정비구역 지정을 완료했으며, 나머지 단지들도 정비계획 주민공람을 마쳤다. 초기에는 단지별로 사업 진척도에 차이가 있었으나, 최근전반적인 진행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사업 속도가 가장 빠른 단지로 꼽히는 목동 6단지는 지난달 재건축 조합 설립 인가를 받은 뒤, 설계사 및 시공사 선정 작업에 착수한 상태다. 6단지는 목동 14개 단지 중 처음으로 조합 설립 인가를 받은 곳으로, 지난해 8월 정비구역 지정 후 약 8개월 만에 조합을 설립했다. 조합 직접 설립 방식을 채택한 것이 사업 속도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연내 추가 단지들의 정비계획안 통과 및 조합 설립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목동 일대 재건축 사업은 '속도전'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이 같은 진전은 시장에도 반영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목동 6단지 전용면적 95㎡는 지난1일 27억5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지난달 13일 거래가(26억3000만원)보다 1억2000만원이 오른 수치다. 전용 115㎡도 지난 4월 말 28억원에 거래되며, 2월의 26억9500만원 대비 약 1억원 상승했다.

목동 1단지 전용 66㎡도지난5일 19억8000만원에 거래되며 4월 거래가(19억원)보다 8000만원 오른 신고가를 기록했고, 전용 65㎡도지난달 20억7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2단지 전용 95㎡도는 26억7000만원에 거래돼, 2월의 21억8000만원보다 5억원 가까이 뛰었다.

목동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최근 정비계획 통과 소식이 나오면서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두고 호가를 올리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한 정비업계 관계자도 "목동은 서울 서부권 재건축의 상징적인 지역으로, 단지별로 정비계획 통과나 조합 설립 여부가 순차적으로 발표되면서 사업 전체가 가시화되고 있다"며 "시장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고, 실제 매수 문의도 점차 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1기 신도시 재정비에 속도 조절 기조를 보이는 가운데, 서울 내 노후 아파트 정비사업인 목동이 상대적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서울시가 목동을 포함한 노후 대단지 정비계획 수립을 핵심 과제로 삼고 있는 만큼, 향후 관련 심의도 빠르게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정권 교체로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이하 재초환) 폐지 여부가 불투명해지면서, 재건축을 앞둔 단지들 사이에서는 혼선이 커지고 있다.

재초환은 재건축으로 발생한 초과이익이 조합원 1인당 8000만원을 넘으면, 해당 금액의 10~50%를 부담금으로 환수하는 제도다. 사업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큼, 정비사업 추진의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일각에서는 주택 공급 확대 정책이 실효성을 갖기 위해선, 재초환 제도 개선 혹은 폐지를 다시 논의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