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우리뉴스) 이가은 기자 =정부가 유류세와 자동차 개별소비세 등 한시적 세제 감면 조치를 추가 연장하며 물가 안정에 나선다.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불안으로 국제 유가 변동성이 커지는 가운데, 서민 부담을 덜고 민생 회복을 뒷받침하겠다는 취지다. 이와 함께 고등어, 계란 가공품 등에 대한 할당관세 인하 조치도 확대된다.

기획재정부는 16일 "오는 6월 30일 종료 예정이던 유류세 인하 조치를 오는 8월 31일까지 2개월 연장한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2021년 11월 유류세 인하가 시작된 이후 16번째 연장이다. 적용 인하율은 휘발유 10%, 경유·LPG 15%로, 기존 수준을 유지한다. 이에 따라 리터당 유류 가격은 휘발유 82원, 경유 87원, LPG 부탄 30원씩 인하 효과가 있다.

정부는 이번 연장 배경으로 중동 정세 불안을 지목했다. 최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국제 유가는 하루 만에 7% 가까이 급등한 바 있으며, 일부에서는 원유 가격이 배럴당 120~13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에너지 가격 상승이 곧바로 체감 물가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정부가 선제적 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유류세 외에도 발전용 연료에 대한 세제 감면 조치도 함께 연장된다. 발전용 액화천연가스(LNG)와 유연탄에 적용되는 개별소비세 15% 인하 조치는 올해 말까지 6개월 연장된다. 이에 따라 LNG는 킬로그램당 10.2원, 유연탄은 39.1원의 탄력세율이 적용된다. 정부는 이를 통해 에너지 공기업의 원가 부담을 덜고, 전기요금 상승 압력을 일부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승용차 개별소비세 인하 조치도 올해 연말까지 6개월 더 이어진다. 이에 따라 차량 구매 시 개소세 세율은 기존 5%에서 3.5%로 낮아지고, 최대 100만 원까지 인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정부는 서민 생활과 직결되는 식품 가격 안정 조치도 병행한다. 최근 수입단가 상승으로 가격이 오른 고등어는 연말까지 1만 톤 규모의 0% 할당관세가 새롭게 적용된다. 기본 관세율 10%에서 대폭 낮춘 것이다. 계란 가공품은 기존 4000톤에서 1만톤으로 할당관세 적용 물량이 확대된다. 물량 대부분이 이미 소진된 점을 고려한 결정이다.

또한, LPG 및 LPG 제조용 원유에 대한 0% 할당관세 조치도 연말까지 연장된다. 취사·난방용 연료로 주로 쓰이는 만큼, 서민 에너지비 절감과 석유화학 산업 부담 완화를 위한 조치다.

가공식품 물가 안정을 위한 관세 인하도 계속된다. 으깬 감귤류, 과일칵테일 등 가공과일 4개 품목에 대한 15~20% 수준의 할당관세는 연말까지 연장되며, 과일칵테일의 경우 적용 물량이 5000톤에서 7000톤으로 늘어난다. 다만 바나나, 망고, 파인애플 등 열대과일 8개 품목에 대한 할당관세 조치는 예정대로 이달 말 종료된다.

정부는 이 같은 세제 및 관세 조치를 반영한 관련 시행령 개정안을 오는 24일 국무회의에 상정하고, 7월 1일부터 시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