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권에서 시작된 집값 상승세가 외곽지역으로 옮겨가고 있다. 전셋값이 오르는 등 공급 부족에 대한 불안감도 커지면서 하반기 대출 한도 축소 전 내 집 마련을 하려는 움직임에 불이 붙는 모양새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16일 업계에 따르면,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내에서도 지역에 따라 가격이 오르며 매물이 사라지는 등 부동산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을 보면, 지난 13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6827건으로 5월(5409건)을 1000건 이상 상회했다.

특히 서울 외곽지역의 거래가 늘었다. 노도강은 4월 656건에서 5월 734건으로, '금관구'(금천·관악·구로구)는 같은 기간 508건에서 899건으로 급증했다.

가격도 오름세다. 한국부동산원 6월 둘째 주(9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을 보면, 관악·노원구(0.07%), 강북·구로구(0.06%), 금천구(0.04%), 도봉구(0.02%) 등은 서울 평균(0.08%)보다는 낮지만 집값이 오르는 모습이다.

직방에 따르면, 5월 노원구의 상승거래 비중은 전월보다 4.5%포인트(p) 오른 44.5%로 나타났다. 성북구는 4.6%p 오른 46.8%로 서울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금천구도 1.6%p 오른 46.3%로 상승거래 비중이 늘었다.

실제 재건축 추진 단지나 학세권 등 외곽 지역 내에서도 선호 입지를 중심으로 신고가 거래가 나오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에 따르면, 노원구 월계동 동신아파트 전용 84㎡(8층)는 지난 4일 7억9000만원에 손바뀜했다. 6개월 전 같은 평형(7억4500만원) 거래와 비교해 4500만원 오른 것이다.

중계동 중계 한화꿈에그린 더 퍼스트 전용 121㎡(23층)는 1억2900만원 오른 13억2900만원에 지난달 12일 신고가 거래됐다. 입주 6년차인 상계동 노원센트럴푸르지오 전용 104㎡(17층)는 지난 5일 14억원에 팔렸다.

이처럼 가격이 오르고 거래가 활발해지며 매물도 감소세를 보였다. 아실 자료를 보면, 노원구 월계동의 매물은 한달 전 946건에서 7.1% 줄어든 879건으로 집계됐다. 강북구에선 번동(-5.4%)과 미아동(-2.8%), 구로구 신도림동(-11.7%), 관악구 봉천동(-4.6%)도 한 달 새 아파트 매물이 감소했다.

서울 외곽 지역까지 집값 상승이 나타난 배경에는 오는 7월 스트레스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3단계 시행으로 대출 한도가 줄기 전 내 집 마련에 나선 실수요가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서울 아파트 공급 부족에 대한 불안감과 전셋값 상승, 최근 금리 인하 기조도 한 몫을 하고 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내년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약 2만4400가구로, 올해(4만6710가구)의 절반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전세 매물이 줄면서 전셋값도 오르고 있다. KB부동산 통계를 보면 서울 전세수급지수는 전월(136.4)보다 오른 139.5로 전새 매물 부족 현상이 심화되는 양상이다. 전세가격전망지수도 109.8로 전월(107.4)보다 소폭 상승했다.

한국부동산원 이달 둘째 주 가격 동향을 보면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0.08% 상승했다. 부동산원은 "역세권·대단지·학군지 등 선호단지 위주로 전세 수요가 이어지며 상승계약이 체결되고, 일부 단지에서 매물부족 현상을 보이며 서울 전체 전셋값이 상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전세가격 상승, 월세화, 금리 인하, DSR 3단계 전 막차 수요 등까지 영향을 미치며 서울의 매물이 줄고 매도자 우위의 시장이 만들어지고 있다"며 "당분간 매도자 우위로 가격이 오르는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