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김동주 기자]비보존제약(대표 장부환)의 신약 출시가 늦어지고 있다. 공동판매사 선정 지연과 글로벌 임상 재개를 위한 내부 전략 조율이 맞물린 것으로 보인다. 전직 임직원의 미공개 정보 이용 혐의가 불거지며 악재도 겹쳤다.

16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비보존제약은 국산 38호 신약인 비마약성 진통제 '어나프라주(성분명 오피란제린)'의 국내 출시 시기를 올 3분기로가닥을 잡았다.

당초 6월 출시 가능성을 타진했으나 최대 3개월까지 시기가 늦춰졌다.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지난해 12월 품목허가를 획득한 어나프라주는 다중-타깃 신약개발 원천기술을 통해 발굴한 약물로 세계 최초 비마약성·비소염제성 진통제다.

임상 단계부터 마약성 진통제 대비 부작용이 낮고 중독위험이 없으면서 빠른 진통 효과를 보이는 것이 강점이다. 특히 중증 통증 완화에 사용되는 펜타닐 등 오피오이드 계열 마약성 진통제를 대체할 치료제로 주목받고 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글로벌 비마약성 진통제 시장 규모는 오는 2030년까지 약 100조원 규모로 성장한다. 국내 시장은 약 1200억원 수준이다.

비보존제약 관계자는 "(어나프라주가) 미국에서 생산되는 만큼 관세나 통관 절차 등이 원활하게 이뤄질 경우, 이르면 6월로 예상했던 것"이라며 "3분기 내 출시 계획에는 변함이 없으며 너무 늦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는 비보존제약의 어나프라주 공동판매사 선정 고민이 길어지고 있는 점이 국내 출시 시기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한다.

어나프라주의 국내 출시는 공동판매 형태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비보존제약은 그동안 의약품 매출보다는 신약 개발에 중점을 둔 만큼 영업마케팅 부분에서 파트너사의 지원이 필요하다.

지난해 4월 제약사 보령과 어나프라주의 국내 상업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지만 양사 간 공동판매에 대한 정식계약은 이뤄지지 않았다. 본 계약 체결 전 단계에서 당사자 간에 의사를 확인하는 절차인 MOU는 법적 구속력이 없다.

회사는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중단됐던 어나프라주의 미국 임상 3상 재개를 올해 목표로 세우고 그 발판이 될 국내 판매에서 성과를 내기 위한파트너사 선정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미국 임상 재개는 막대한 비용이 드는 만큼 성공적인 국내 출시는 물론, 향후 기술수출 등을 통한 재원 확보가 필수적이다. 비보존제약은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 두고 가장 유리한 조건을 제시하는 업체와 파트너십을 체결하겠다는 방침이다.

비보존제약 관계자는 "품목허가 이후 복수의 제약사가 관심을 보이고 있어 현재 공동판매사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중"이라면서도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문제는 고민이 길어지는 사이 악재가 발생했다.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달비보존제약의 일부 전직 임직원을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 및 통보하는 조치를 의결했다.

증선위에 따르면 이들은 2023년 2~3월 사이 신약 개발과 관련한 미공개 호재성 정보를 사전에 입수, 이를 이용해 주식을 매수하거나 외부에 유출하고 이후 주가가 상승하자 매도해 수억 원의 부당 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비보존제약 측은일부 임직원의 개인적 일탈이며 회사는 해당 행위와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장부환 비보존제약 대표는 "향후 성장 로드맵과 사업 비전에는 전혀 영향이 없다"며 "보안 관리 및 조직 문화 전반을 재점검하는 계기로 삼겠다"고 했다.

또 외부 전문가 자문을 포함한 정보 보호 및 공시 체계 정비, 임직원 대상 윤리·준법경영 교육 강화, 내부 감시 기능 고도화 등 실질적인 개선을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