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가 추진하는 '에너지 고속도로' 사업이 본격화되며 전력 인프라 업종이 주목받고 있다. 전선, 변압기, 해저케이블 분야에서 활약하는 기업들의 주가가 상승세를 보이며 기대감을 반영하고 있다. 정부가 에너지망 구축에 속도를 내면서 관련 업종 전반에 긍정적인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 사업은 서해와 호남 지역에서 생산된 전력을 수도권으로 송전하기 위한 초고압직류송전(HVDC)망 구축 프로젝트다. 이 사업은 당초 2036년 완공 예정이었으나, 이재명 정부는 이를 2030년까지 앞당기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며 관련 산업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와 같은 정책 변화에 따라 전선 및 해저케이블 기업들이 직접적인 수혜를 입고 있는 상황이다.

LS마린솔루션은 해저케이블 포설 전문 기업으로서 이번 사업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된다. 회사 주가는 5거래일 만에 55% 이상 급등하며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보여주었다. LS에코에너지와 대한전선 역시 각각 10%, 22% 이상 상승하는 등 전력 인프라 전반이 강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HVDC 시스템은 교류 전력을 직류로 변환하여 송전 손실을 줄이고 장거리 전송 효율을 높이는 차세대 송전 방식이다. 송전 전력을 다시 수전 지역에서 교류로 변환해야 하기 때문에, 변환소에 필요한 변압기와 변환기, 배전반 등 다양한 전력기기 수요가 급증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HD현대일렉트릭, 효성중공업, LS일렉트릭 등의 관련 기업들도 동반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HD현대일렉트릭은 이달 들어 13% 이상 상승하며 42만 원 선에 거래를 마쳤다. 효성중공업은 7% 이상, LS일렉트릭도 7.8%의 상승률을 기록하며 시장의 기대를 반영했다. 이처럼 전력망 투자 확대는 변압기, 송배전 장비,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전반적인 인프라 산업 성장으로 이어지고 있다.

LS전선은 10일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 전 구간에 해저케이블을 공급할 수 있는 생산 능력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LS전선은 이미 '동해안-수도권 1단계 송전망'에 자사 HVDC 케이블을 공급한 전력이 있다. LS전선은 이번 사업을 위해 400km 이상 구간을 매년 1개 이상 수행할 수 있는 역량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박승기 LS전선 상무는 "현재 2년 내 3개 구간까지 수행 가능한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밝히며, 기업의 공급 능력을 강조했다. LS전선은 2022년 영국 북해 풍력단지에, 2023년에는 네덜란드 테네트와 2조 원 규모의 HVDC 케이블 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등 해외 시장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LS전선은 국내 사업에서도 턴키 방식 계약 도입 필요성을 제기했다. 박 상무는 대부분의 글로벌 사업이 설계부터 시공까지 일괄 진행되는 방식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국내에서도 효율적인 계약 구조 개선이 요구된다고 언급했다. 김형근 한국전력 관계자 역시 HVDC 수급 문제가 사업 성공의 핵심 변수라고 지적했다.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 사업은 약 11조 원 규모의 투자로 진행되며, 신해남~태안~서인천(403km), 새만금~태안~영흥(190km) 구간으로 나뉜다. 이 구간들은 서해 연안을 따라 매설되어 지역민과의 마찰을 줄이고 공사 기간 단축을 목표로 한다.

전선업계는 이러한 대규모 사업에 대응하기 위해 생산 능력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LS전선은 525킬로볼트(kV)급 세계 최대 송전 용량의 HVDC 케이블을 양산에 성공했으며, 자회사 LS마린솔루션은 1만3000톤급 대형 포설선을 건조 중이다. 이로써 설계·생산·시공까지 아우르는 종합 대응 체계를 갖추고 있다.

대한전선은 충남 당진에 HVDC 공장을 건설 중이며, 2027년 가동을 목표로 한다. 지난해에는 6200톤급 포설선 '팔로스'를 취항시키며 시공 역량을 강화했다. 이러한 전방위적 준비는 에너지 고속도로 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한 핵심 기반이 된다.

LS전선은 지난 9일 세계 최대 송전 용량의 HVDC 케이블 상용화에 성공하며 국내외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했다. HVDC 케이블은 기존 교류방식 대비 송전 손실이 적고, 최대 3배 이상의 전력을 장거리로 전송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번 상용화는 국내 기업 중 처음이며, 전 세계에서도 단 6곳만이 이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LS전선의 케이블은 도체 허용 온도를 기존 70℃에서 90℃로 높여 송전 용량을 최대 50%까지 향상시켰다. 절연체의 내열성 강화로 고전압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송전이 가능해졌다. 특히 태양광과 같은 재생에너지가 직류 전력으로 출력되기 때문에, HVDC 케이블은 재생에너지 확대에 최적화된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해 재생에너지 중심 사회로 전환하겠다"며, "촘촘한 에너지 고속도로를 건설해 지방의 소멸 위기를 극복하겠다"고 밝혔다. 이러한 정부 기조는 전력 인프라 산업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를 유도하며, 국내 기업들에게는 성장 기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LS전선은 2008년부터 HVDC 기술 개발에 착수해 17년 만에 상용화에 성공했다. 유럽과 일본보다 늦게 출발했지만, 가장 먼저 상용화 기술을 확보함으로써 글로벌 시장 경쟁력을 확보했다. LS전선은 향후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를 비롯해 독일, 네덜란드 등 해외 주요 사업에도 적극 참여할 방침이다.

A. HVDC 케이블은 교류(AC)가 아닌 직류(DC) 방식으로 전력을 송전합니다. 이 방식은 송전 손실이 적고, 장거리 고용량 송전에 적합해 재생에너지 송전에 최적화되어 있습니다.

A. 에너지 고속도로 사업으로 인해 전선, 변압기, 해저케이블 등 전력 인프라 관련 기업들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기업들의 실적 개선과 기술 개발 가속화가 기대됩니다.

A. LS전선은 525kV급 세계 최대 송전 용량의 HVDC 케이블 상용화에 성공했으며, 기술적으로는 글로벌 상위 6개 기업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특히 유럽과의 대형 프로젝트도 수주한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