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이채연 기자] 바로저축은행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로 인해 주요 재무 지표에서 불안정한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올 1분기 부동산 관련 대출 연체율은15.21%에 달했고, 전체 여신의 38%가 부동산 관련 신용공여에 집중됐다.

부실 자산의 매각과 제각에도 불구하고 자기자본 감소로레버리지 배율은 급등한 상태가 지속됐다.이에 부동산 업황을 고려하면 당분간 실적 회복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1Q 부동산 관련 대출 38%...연체율 15.21%

11일 바로저축은행의 1분기 통일경영공시에 따르면 부동산 관련 (부동산PF대출+건설업+부동산업) 신용공여액은 총 여신의 약 38%인 6292억원으로 집계됐다. 관련 연체액과 연체율은 각각 957억원·15.21%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말 기준 연체액(1470억원)·연체율(18.6%) 대비 개선된 수치이나, 매각과 제각 등으로 부실자산이 회계상 제외된 데 따른 것으로 실질적 개선이라고 단정짓기는 어렵다. 올해 1분기 207억원을 매각했으며, 제각등으로 563억원을 공시했다. 제각이란 회수가 불가능하거나 가치가 없는 자산을 장부에서 제거하는 것이다.

PF 익스포저 관련 양적 부담도 상당하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말 PF 관련 대출 잔액은 5040억원으로 자기자본 대비 273.5%에 달했으며, 본PF보다는 브릿지론 위주의 구성이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저축은행 업권의 부동산 PF 유의 및 부실 우려 사업장 규모는 총 4조5000억원에 달했다. 이 가운데 올해 3월 말까지 약 1조9000억원 규모의 사업장이 정리되거나 재구조화가 완료됐다. 일반적으로 정리가 어려운 사업장이 더 많이 남아있을 가능성이 높다.

한기평은 "부동산 경기 침체로 본PF 전환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사업성 평가기준 강화로 고정이하여신이 급증했으며 부실완충력도 크게 저하됐다"고 평가했다.

◆충당금 줄고 손실 늘고…수익성 '흔들'

바로저축은행 검토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바로저축은행의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은 11.49%로 떨어졌으나, 대손충당금은 지난해 말 기준 1383억원에서 878억원으로 떨어져 대손충당금/고정이하여신 비율은낮은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한국기업평가에서 집계한 바로저축은행의 NPL 비율은 지난 2022년 말 3%에서 지난 2023년 말 11%·2024년 말 17%까지 상승했고, 고정이하여신 대비 대손충당금 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 45%다. 한기평은 "부동산 금융자산의 부실화로 자산건전성 저하세가 지속됐다"고 짚었다.

충당금 적립 부담 증가로 수익성도 저조하다. 바로저축은행은 올해 1분기 18억원의 순이익을 거뒀으나, 이는 지난해 대규모 대손상각을 이미 비용 처리했기 때문에 올히 1분기에는 추가로 대손상각비를 크게 인식할 유인이 없었던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올해 1분기 대손상각비는 약 59억원으로, 지난해 990억원이 발생했던 것에 비해선 작은 규모다. 대손상각비를 제외한 손익구조는 지난해와 큰 차이가 없다. 다만 대출 자산이크게 변하지 않은 만큼 앞으로도 대손상각비 추가 발생 가능성은 상존한다.

한기평은 투자 관련 손익의 저하도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을더했다. 올해 1분기에는 (주)수성웹툰제21회전환사채 등 전환사채에서 약 19억5900만원의 손실이 났다. 지난해에도 비슷한 타격이 있었다. 지난해 파생상품관련손익(전환사채의 전환권 평가손익)에서 -113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한기평은 "당분간 PF 관련 비용이 수익성 개선을 제약할 것"이라고 짚었다. 충당금 적립 부담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부실여신을 정리하는 과정에서의 추가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연체·이자유예 등으로 이자수익이 발생하지 않는 무수익자산이 증가하고 있는 점도 수익성 관리 부담을 높이는 요인이라는 분석이다.

자본적정성도 저하됐다. 적자로 자기자본이 감소(2023년 12월 2233억원 → 2024년 12월 1687억원)한 반면, 자산은 20% 이상 증가하면서 레버리지 배율이 대폭 상승(8.1배 → 13.1배)했다.

BIS자기자본비율은 같은 기간 14.0%에서 12.1% 하락하며 하락 폭이 통제됐는데, 이는 작년 3분기 중 보완자본으로 인정되는 후순위예금(600억원)을 유치한 효과라는 게 한기평의 진단이다. 대규모 적자로 인해 BIS 자기자본비율이 9.0%까지 크게 하락할 위기를 대주주가 후순위예금으로 보완한 것으로 보인다.

◆'박순석 신안 회장' 사실상 거의 100% 지배, 후순위예금으로 자본 보완...유사시버텨줄까

올해 1분기 말 기준 바로저축은행의 최대 주주는 (주)신안으로 보통주 503만주·41.26%를 차지하고 있다. 박순석 신안그룹 회장은 8.17%를 가지고 있다. 그린씨앤엔프대부나 신안캐피탈의 대주주가 박순석과 신안 등이고, 신안은 박순석 회장이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박훈 또한 박순석의 장남이다. 사실상 박순석 회장이 90% 이상 지배하고 있는 셈이다.

박 회장은 바로저축은행의 최상위 지배주주로서, 바로저축은행에 2793억원의 예금을 맡겼다. 이를 포함한 특수관계자 예금이 3200억원에 달하는 상황이다. 지난해 말에는 박 회장 2776억원·특수관계자 예금 3178억원, 2023년 말에는 2369억원·2479억원 2022년 말에는 2359억원·2447억원이었다. 실질적인 자본 역할을 하는 대주주 관련 예금이 3000억원 내외라는 점에서 실질적 자본비율이 높다고 할 수 있으나, 유사시 대주주 관련 자금이 먼저 인출될 우려도배제할 수 없다.

참고로 신안은 부채 비율이 낮아 재무구조는 비교적 양호한 편으로 2024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신안의 자산은 5310억원, 부채는 485억원으로 집계됐다. 다만 건설경기 침체 등의 여파로 지난 2023년 30억원, 2024년에는 1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신용등급 하락…PF 정리에도 전망은 '흐림'

한기평은 지난 4월 4일 바로저축은행의 기업 신용등급을 'BBB(부정적)'에서 'BBB-(안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부정적' 전망이 부여된 지 6개월 만이다.

신용 등급 하향 조정에는 ▲브릿지론을 중심으로 한 건전성 관리 부담 지속 ▲충당금 적립 부담 증가로 인한 수익성 저하 ▲자본감소로 레버리지 관리 부담이 증가한 점 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특히 브릿지론을 중심으로 지난해 말 기준 PF 익스포저가 자기자본 대비 273%에 달하며, 고정이하여신비율이 17.4%까지 치솟는 등 부실 자산 비중이 과도하다고 진단했다. 이로 인한 충당금 적립과 부실채권 매각 손실은 수익성에 지속적인 압박을 가하고 있으며, 지난해 622억원의 순손실로 나타났다. 자산은 늘었지만 적자로 인해 자기자본은 줄어 레버리지 배율도 급등했다는 점 등이 평가에 반영됐다.

한기평은 부실 PF 정리가 진행되며 지난해 대비 수익성 및 자산건전성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지만,부동산 업황을 고려하면 상황은 달라진다. 한기평은 "부동산 업황 고려 시 신규 부실 발생과 이에 따른 충당금 적립 부담이 지속되며 지표 개선 속도를 더디게 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이익창출력 저하로 자본 관리 부담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