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4월 경상수지가 57억 달러를 기록하며 2년 째 흑자를 이어갔다. 트럼프 관세 유예에 수출 타격이 본격화되지 않은데 다 서학개미 등의 배당 수입 등으로 본원소득수지 적자 폭이 크게 축소되면서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4월에도 본원소득 수지 개선으로 경상수지 흑자 폭이 4월보다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트럼프 관세 영향이 점진적으로 수출 등에 영향을 미치면서 하반기부터 뚜렷해질 것으로 판단했다.

한은이 10일 발표한 '2025년 4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4월 우리나라 경상수지는 57억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2014년과 2015년에 이어 4월 기준 역대 3위 수준이다. 2023년 5월(20억9000만 달러) 이후 24개월째 흑자로 2000년대 들어 3번째 최장기간 연속 흑자기도 하다.

경상수지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상품수지는 89억9000만 달러 흑자를 보였다. 지난 2023년 4월(6억6000만 달러) 이후 25개월째 흑자다. 전월(84억9000만 달러 흑자)보다 흑자 폭이 확대됐다.

수출은 585억7000만 달러로 전년동월대비 1.9% 증가했다. 반도체와 정보통신기기 등의 증가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승용차 수출은 감소 전환했다. 수입은 495억8000만 달러로 5.1% 감소했다. 유가 하락에 따른 원자재 수입 감소가 지속된 결과다.

서비스수지는 28억3000만 달러 적자로 전월(-22억1000만 달러) 보다 적자 폭이 확대됐다. 여행수지는 5억 달러 적자로 전월(-7억 달러)보다 적자 폭이 축소됐다. 본원소득수지는 배당 지급이 많은 계절적 요인으로 1억9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송재창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상품수지는 반도체 수출 호조와 유가 하락에 따른 수입 감소로 흑자 폭이 확대됐다"면서도 "상품수지가 큰 폭의 흑자를 기록했지만, 본원소득수지는 외국인 대규모 배당 지급으로 적자 전환하며 흑자폭이 축소됐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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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부적으로 트럼프 관세 영향이 나타나기는 했지만 크지 않았던 것으로 해석됐다. 미국은 3월에는 철강과 알루미늄 관세를 부과했고, 4월부터 자동차에 25% 관세를 매겼다. 하지만 상호 관세는 7월 초까지 90일간 유예를 결정했다.

송 부장은 "철강과 알루미늄,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의 경우 미국 관세 영향이 일부 나타나고 있지만 하반기 이후 보다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3분기 이후 관세 영향 본격화로 미국 현지 생산이 확대되면 국내 생산이 줄어들 것"이라고 했다.

실제 수출의 경우 지역별로 동남아(+8.6%), EU(+18.4%) 등으로의 수출 증가가 지속되는 가운데 미국(-6.8%), 일본(-5.3%)으로의 수출은 감소 전환했다. IT와 반도체 수출이 전년동월대비 각각 10.8%, 16.9% 늘어난 가운데 자동차 수출은 4.1% 감소했다.

다만 트럼프 관세 영향이 점진적으로 반영되고, 해외배당지급이 많은 4월 본원소득수지의 계절적 요인이 제거되며 5월 경상수지는 흑자 흐름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했다. 아울러 상반기 전망치 378억 달러 달성을 자신했다.

송 부장은 "5월무역수지 개선에 따라 상품수지가 흑자 흐름을 지속할 것으로 보이고, 본원소득수지의 계절적 영향이 해소되면서 5월 흑자폭은 4월보다 확대될 것"이라면서 "유가 하락에 따른 수입 감소에 상반기 전망치도 달성 가능할 전망"이라고 봤다.

불황형 흑자 평가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그는 "1~4월 누적으로 수입이 1.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그중 에너지는 크게 줄어든 반면, 비에너지류 수입은 소폭 증가해 수입은 견조하게 늘고 있다"면서 "불황형 흑자 평가는 상황을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