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유소의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4주 연속 하락세를 기록하며 소비자들의 체감 유가 부담이 다소 완화되고 있다. 최근 국제유가 변동성이 축소되고 환율이 안정세를 보인 가운데, 국내 유가 역시 점진적인 하향 흐름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7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6월 첫째 주(1일~5일) 전국 주유소의 휘발유 평균 판매가는 리터당 1629.8원으로 전주 대비 3.5원 하락했다. 이로써 휘발유 가격은 4주 연속 내림세를 보이며, 연초 상승 흐름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분위기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리터당 1700.3원으로 가장 비쌌지만, 전주 대비 5.1원 떨어졌다. 반면 가장 저렴한 대구는 3.3원 하락한 1591.8원으로 집계되며 지역별 가격 차가 100원 이상 벌어졌다. 상표별로는 SK에너지 주유소가 리터당 평균 1639.7원으로 가장 높았고, 알뜰주유소는 1598.1원으로 가장 낮았다.

특히 알뜰주유소의 평균 가격이 1500원대로 진입한 것은 지난해 11월 1주(1586.9원) 이후 약 7개월 만이다. 정부와 공공기관 주도로 운영되는 알뜰주유소의 가격 경쟁력이 다시 한번 부각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경유 가격도 함께 하락세를 이어갔다. 이번 주 평균 판매가는 전주 대비 4.5원 떨어진 1493.5원으로, 1500원선 아래로 내려선 것은 약 5개월 만이다. 경유는 지난달 말에도 리터당 1498원으로 하락하며 하방 압력을 시사한 바 있다.

휘발유보다 더 높은 하락 폭을 기록한 경유 가격은 산업 및 운송 부문의 연료 수요에도 직결되는 만큼, 유류비 부담이 다소 경감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유가 측면에서도 가격 상승이 제한되는 흐름이 이어졌다. 주요 수입 원유 기준인 두바이유는 배럴당 64.2달러로, 전주 대비 0.06달러 소폭 상승에 그쳤다. 국제 휘발유는 0.2달러 올라 75.7달러, 자동차용 경유는 1.2달러 상승한 80.5달러를 기록했다.

유가 상승 요인으로는 미국-이란 협상 차질, 러시아-우크라이나 휴전 협상 지연, 캐나다 산불로 인한 공급 우려 등이 작용했다. 하지만 OPEC+의 7월 증산 가능성과 세계 경제성장률 하향 조정이 맞물리며 상승세는 제한됐다.

국제유가 변동은 통상 2~3주가량의 시차를 두고 국내 유가에 반영되는 만큼, 현재의 국제 시황은 향후 국내 기름값에 점진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향후 1~2주 내 국내 유가가 다시 반등할 가능성도 있으나, 단기적으로는 하락세가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이번 주 유가 하락은 제품가 자체의 약세 외에도 환율 하락이라는 외부 요인도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석유 수입 단가에 큰 영향을 미치는 환율이 다소 진정되며, 국내 판매가에도 완만한 하향 압력이 가해졌다는 분석이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최근 제품가 약세와 원화 강세가 겹치며, 국내 유가가 안정세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며 "다음 주에도 기름값이 하향 조정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전문가들은 특히 주유를 앞둔 소비자라면 지역별, 상표별 가격 차이를 주의 깊게 살피는 것이 체감 유류비 절감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하고 있다. 실제로 서울과 대구 간에는 100원 이상, SK에너지와 알뜰주유소 간에도 40원에 가까운 차이가 나타나고 있다.

최근 국제유가의 제한된 상승과 환율 안정으로 인해 단기적으로는 하락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국제 정세나 OPEC 결정에 따라 반등 가능성도 있어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합니다.

알뜰주유소는 정부 또는 공공기관이 주도해 운영되며, 마진을 최소화하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구조로 운영됩니다. 이에 따라 다른 브랜드보다 저렴한 가격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유류세, 물류비, 임대료 등의 차이로 인해 지역별 주유소 가격이 다르게 책정됩니다. 서울은 고정비용이 높아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싼 편이며, 지방 도시는 가격 경쟁력이 더 높은 경우가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