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사기 사태 이후 서울 빌라 경매시장의 침체가 계속되는 와중에도 정비사업 호재가 있는 '알짜빌라'는 높은 인기를 보이고 있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2일 경·공매 데이터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5월 서울 빌라 경매 매물 1038건 중 245건이 낙찰돼 낙찰률은 23.6%, 낙찰가율은 85.4%를 기록했다. 평균 응찰자수는 3.83명이었다.

서울 빌라의 경우 전세사기 사태 이후 2023년 하반기부터 매월 1000건 이상의 물건이 경매에 넘겨지고 있다. 낙찰률은 지난해 7월 34.3%로 정점을 찍은 뒤 20%대에 머무르고 있다.

채권자인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지난해 5월부터 전세사기로 경매에 나온 빌라를 직접 매입하고, 경매 낙찰률을 높이기 위해 대항력을 포기했다. 하지만 빌라는 여전히 5채 중 1채 꼴로 매각되는 데 그치는 셈이다.

다만 좋은 입지의 빌라는 응찰자가 쇄도하며 높은 낙찰가에 주인을 찾는 모습이다.

지난달 22일 서울남부지법에서 열린 경매에서 양천구 신정동에 위치한 4층 빌라 전용 38㎡가 감정가 2억3000만원보다 164.3% 비싼 3억7799만원에 낙찰됐다. 응찰자는 무려 60명이 몰렸다.

이 빌라는 지하철 5호선 신정역 인근 역세권입지로 2016년에 준공된 준신축 건물이다. 특히 신속통합기획 재개발 추진구역 내에 빌라가 위치한 점이 응찰자들의 눈길을 끈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 4월 신통기획 후보지 11곳을 추가 선정했는데, 신정4동 922 일대(신정역1구역) 8만4186.6㎡를 후보지에 포함된 바 있다. 여기에 이 빌라의 경우 HUG가 대항력을 포기해 낙찰자가 인수해야할 보증금이 없다는 이점도 있었다.

정부 차원의 비(非)아파트 수요진작책도 한몫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올해부터 수도권 소재 면적 85㎡ 이하, 공시가격 5억원 이하 단독·다가구주택, 연립·다세대주택, 도시형 생활주택의 경우 무주택자로 간주해 아파트 청약에서 무주택자로 인정하고 있다.

한편 5월 서울 아파트 경매 낙찰률은 45.2%, 낙찰가율은 97.7%로 전월 대비 낙찰률은 0.9%포인트(p), 낙찰가율은 0.5%p 올랐다. 낙찰가율의 경우 2022년 6월(110.0%) 이후 35개월 만에 최고치다.

이는 서울 강남3구와 용산구로 토지거래허가구역이 확대 재지정되면서 실거주 2년 의무가 없는 경매시장에 투자수요가 몰리는 풍선효과가 나타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재개발 구역 내이거나 입지가 좋은 신축 빌라는 낙찰가율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며 "공급 부족에 따른 정비사업 기대감과 일정 기준 이하 빌라는 청약시 무주택으로 간주하는 제도가 높은 낙찰가율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