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스자산운용이 스페인 바르셀로나 오피스 빌딩 펀드가 보유한 자산을 매입가보다 싼 값에 매각하기로 결정하면서 투자자 손실이 불가피해졌다. 투자자들은 지금까지의 누적 배당금을 포함해도 원금의 절반 정도밖에 건지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28일 한국거래소 공시에 따르면 '이지스글로벌부동산투자신탁204호(파생형)'는 지난 26일(현지시간) 스페인 네슬레 본사 빌딩을 6300만유로(약 979억원)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해당 펀드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위치한 네슬레 본사 사옥 빌딩에 투자하고 있다. 2018년 펀드 설정 당시 빌딩 매입가는 9000만유로였는데 코로나19 이후 부동산 가격이 급락하면서 이보다 싼값에 자산을 넘긴 것이다.

여기서 펀드 투자자들의 회수율은 더 낮아져 21%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매각 대금 중 5026만유로는 대출 상환에 쓰일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지스운용은 2018년 네슬레 펀드를 설정하면서 일반 투자자 자금 556억원 조달했으며 나머지는 금융기관 대출을 통해 5270억원을 조달했다. 펀드는 운용 성과에 따라 수익률이 달라지지만 선순위 대출은 우선 상환권을 가진다.

이 밖에도 매각 관련 용역비, 세금 등 부대비용과 환율 등을 고려하면 9월 펀드 분배 정산금은 원금 대비 약 21%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펀드가 2019~2022년 총 8회에 걸쳐 지급한 배당금은 약 158억원(약 1087만유로)으로 원금 대비 약 28% 수준이다. 누적 배당금에 매각 정산으로 돌려받는 돈을 합치면 최종 회수율은 약 49%로 추산된다.

이지스가 매각을 결정한 이유는 펀드의 만기를 연장하고 리파이낸싱을 하면서까지 시간을 끄는 것보단 현 시점에서 매각하는 게 최선이라는 판단에서다. 앞으로도 바르셀로나 오피스 시장의 회복 속도가 빠르지 않을 것으로 본 것이다.

이지스는 고객 안내문을 통해 "코로나19 이후 현지 오피스 시장 수요가 위축되고 그로 인한 리파이낸싱 여건이 악화돼 본 펀드의 대출 유지가 힘들어졌다"며 "부동산 임차인인 네슬레가 임대차계약 연장을 위한 추가 자본지출(capex) 부담을 요구하는 등 상황에 직면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초 설정 시 안내드린 운용 계획대로 자산 매각이 진행되지 못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마지막까지 투자자 권익 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