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대선 유력 후보들이 일제히 증시 부양 의지를 강조하는 가운데 증권가는 올해 하반기 코스피가 최고 3000포인트(p)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섣부른 낙관론은 경계했다. 국내 기업들의 수출, 영업 실적 등이 아직 바닥을 확인하지 못했으며 미국 관세 정책과 금리 인하 지연 등 불확실성도 남아있기 때문이다.

◆"삼천피는 가능하다"…낙관론은 경계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제시한 하반기 코스피 예상 범위는 2350~3050포인트(p)다.

NN투자증권은 2350~3000p로 가장 낮은 하단을 제시했다. 유진투자증권은 2550~3050p 사이로 내다봐 상단이 가장 높았다. 이 밖에 한화투자증권은 2500~3000p, 미래에셋증권은 2500~2850p, DS투자증권은 2900p까지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6.3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유력 후보들은 증시 부양 의지를 강조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코스피 5000'을,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박스피(박스권에 갇힌 코스피) 탈출' 등을 강조했다.

증권업계는 하반기 코스피 지수가 추가 상승할 여력은 있다고 분석했다.

유명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에도 관세 불확실성으로 올해 연간 실적에 대한 상향 조정은 제한적"이라며 "컨센서스(실적 전망치) 하향 조정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반기로 갈수록 어닝 서프라이즈 비율이 떨어지는 계절성까지 감안하면 하반기 실적 턴어라운드의 폭은 크지 않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아직 국내 기업 수출과 실적 바닥이 오지 않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수출과 실적 바닥은 당초 2분기에서 3분기 후반으로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며 "상반기엔 (경기 사이클이) 관세 선수요로 예상보다 선방했지만 하반기엔 재고 소진 후 둔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양해정 DS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무역 갈등이 잠잠해지긴 했지만 불안감은 남아있어 수출 회복을 더디게 하고 있다"며 "코스피 이익을 결정하는 결정적인 변수인 수출은 회복 속도가 더딜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다만 "매출 성장이 정체되더라도, 유가 하락으로 이익이 개선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대선 이후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 추가경정예산과 금리 인하 가능성 등은 기대 요인이다. 이재명 대선 후보는 10대 공약집을 통해 2차 추경을 공약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으며 김문수 후보도 2차 추경 가능성을 열어뒀다.

김병연 NH투자증권 투자전략 총괄은 "연초 민주당에서 추진했던 슈퍼 추경안에 소개된 일부 정책 법안이 대선 이후 다시 상정될 가능성이 있다"며 "현 내수 경기에 대한 우려는 최악을 지나는 중"이라고 평가했다. 민주당은 지난 2월 민생회복 부문에서 총 23조5000억원, 인공지능(AI)·반도체 지원 및 연구개발(R&D), 공공주택·사회간접자본(SOC) 투자 등 경제성장 부문에서 총 11조2000억원 규모의 추경을 제시한 바 있다.

김 투자전략 총괄은 "한국은행은 공식적으로 적극적인 기준금리 인하 방침을 밝혔다"며 "2022년 이후 기존 추세선을 하회하고 있는 정부지출도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허재환 연구원 역시 "하반기에 2차 추경 가능성이 있다. 대선 직후 연간 30조원 이상의 대규모 추경이 예상된다"며 "한국은행에 따르면 금리인하보다 정부 소비와 투자 등 재정지출의 승수효과가 더 높다"고 설명했다.

양 투자전략팀장은 "밸류업 정책은 변화되어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배당 확대, 밸류업 정책,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법 개정 등 전반적인 흐름은 주식시장에 분명 긍정적인 변화"라고 말했다.

허 연구원은 "국내 코스피 배당수익률(2.7%)이 국내 10년 국채금리(2.6~2.7%) 수준으로 상승했다"며 "국내 기업 배당수익률이 금리를 넘어선 건 2021년 8월 이후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조선업 여전히 상승 구간…"고성장·저평가주 투트랙 전략 유효"

하반기 눈여겨 볼 업종으로는 반도체·조선·증권 등을 꼽았다.

반도체 업종에 대해 한동희 SK증권 연구원은 "고대역폭메모리(HBM) 강세와 AI 사이클을 기반으로 견조한 펀더멘털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상반기 코스피 실적을 주도한 조선 업종에 대해 김현지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성장 사이클이 긴 산업"이라며 "여전히 이익 상승 구간"이라고 분석했다. 증권 업종에 대해 설용진 SK증권 연구원은 "금리 하락 추세에서 시장 내 유동성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증권업은 금융업종 내 가장 유리한 포지션을 보유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고PER(주가수익비율)과 저PBR(주가순자산비율) 가치주를 함께 담는 '더블 엣지' 전략이 유효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김 투자전략 총괄은 "신정부의 내수 부양 정책과 자본시장에 대한 신뢰 회복 기대 속에서 내수 중심의 성장 산업이 부각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상반기의 조선·방산 중심 전략에서 벗어나 고PER과 AI 성장주와 저PBR 가치주를 함께 담는 '더블 엣지' 전략이 유효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 외 코스닥 지수에서 코스피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 투자전략 총괄은 코스닥 900pt 시대를 전망하며 "위탁생산(CMO), 제약·바이오, K컬쳐, AI 소프트웨어(SW), IT 하드웨어는 정책적 성장과 유동성 확대, 업종 순환에 따라 상승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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