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이호영 기자]글로벌 화물업계가 미국 트럼프 관세로 전방위적인 타격을 입는 가운데 국내 항공화물 시장 1위 대한항공도 수요 감소와 수익성 악화가 예상되면서 대응 전략을 가시화하고 있다.

26일 업계 등에따르면 지난달(4월) 5일부터 한국 항공화물 기업들의 미국 수출 화물에는 10% 기본 관세가 적용되고 있다. 오는 7월9일부터는 25% 상호관세가 예정돼 있어 업계 전반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 한국 정부는 관세 인상을 막기 위해 미국과 협상하고 있다. 한국 항공화물 기업들은 미국 수출 일정을 7월9일 이전으로 최대한 앞당기는 한편 인상 대비에 나선 상태다.

무엇보다 이달 2일부터 미국이 중국과 홍콩산 대상의 800달러(약 109만원) 소액 면세 제도 혜택을 폐지(최대 145% 관세, 8월12일까지 10%로 일시 완화)했다. 이 제도 폐지는 그간 중국발 미국행 '알테쉬(알리·테무·쉬인)' 전자상거래 소형 화물로 상당한 수익을 올려온 대한항공에 부정적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항공 화물에서도 전자상거래 화물 비중은 약 20%다. 대한항공도 코로나19 엔데믹 후 산업 성장과 맞물려 전자상거래 화물 비중은 확대돼왔다. 2024년 기준 중국발 소형 화물 취급 비중은 약 35%로 이 중 미국행은 10%선으로 알려져 있다.

증권가에서는 대한항공 올 2분기 화물 매출이 전년 대비 약 15% 감소할 것으로 추정(하나증권)하고 있다. 미국의 관세 인상이 이어질 경우 10~20% 내외 추가 위축도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대한항공은 국내 항공화물 1위 사업자다. 2023년 기준 국내 점유율 57.7%로 1위, 글로벌 점유율 6%로 상위권이다. 전용 화물기와 여객기벨리 공간을 모두 활용하는 혼합형 항공 화물 운송사로서 '점보 제트'로 불리는 보잉747-8F(적재량 약 140톤), 보잉777F(적재량 약 102톤) 등 전용 화물기를 23대 보유하고 있다. 국내 1개 도시와 해외 46개국 45개 도시에 취항하고 있다.

화물사업은 대한항공의 안정적인 수익원 중 하나다. 산업 기반 수요(반도체·자동차·배터리 부품 등)와 소비재 수요(정보기술(IT)·전자제품·전자상거래·의류 등), 특수 화물(신선화물·의약품·생동물 등)까지 다양한 화물을 취급한다.

올 1분기 별도 기준 영업수익은 전년 대비 3.5% 증가한 약 3조9559억원을 거뒀다. 다만 영업이익은 3509억원 가량으로 전년 대비 19.5% 줄었다.화물사업 노선 수익(항공화물 매출)은 지난해 기준 약 4조4116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약 27.4%를 차지한다. 올 1분기엔 1조540억원(전체 매출 26.6%)을 거뒀다.

대한항공은 글로벌 수요 둔화와 통상 환경 변화에 따라 2분기부터 화물 수익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대중국 고관세 정책과 글로벌 공급망 재편 등 복합적 요인이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글로벌 항공운임은 이미 하락세에 접어들었다.국제 항공운임의 대표 지표인 '발틱항공운임지수(BAI)'는 지난19일 기준 2004포인트로 지난해 12월 고점(2602) 대비 23.0% 떨어진 상태다.

대한항공은 이에 대해 "정책 변화에 따른 시장 변화를 모니터링하고 적기 대응을 통해 불확실성에 대처할 계획"이라며 "각국 정책 변경에 따른 항공화물 수요 변화가 예상된다. 글로벌 화주, 포워더와의 협력 관계를 강화하면서 고정성 수요를 발굴하고 계약 규모를 확대해 안정적인 수요 기반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 소액 면세 제도 폐지로 중국·홍콩발 전자상거래 품목을 대체할 수 있는 수요 개발과 신규 화주 영업 활동, 노선 조정 등을 통해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지속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외에도 신시장 개발 방안도 검토해 서비스 네트워크 확대도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2분기에 대한항공은 화주와 사전 협의를 통해 미주발 체리 등 계절성 신선화물 유치에 주력할 예정이다. 인공지능(AI) 기술과 신기술 발전 관련한 데이터센터 확충 증가와 맞물려 반도체 장비와 서버, 정보기술(IT) 기기, 배터리 등 연관 수요 증가도 예상해집중적인 유치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고객 서비스 품질 개선에도 역량을 집중한다. 현재는 허브 공항인 인천화물터미널의 시설, 장비를 개선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스마트 물류체계 구축, 자동화 기술 도입으로 운송 품질 향상과 미래 경쟁력을 도모하겠다"며 "올 3월 재취득한 리튬배터리 서비스 품질 인증 자격을 바탕으로 리튬배터리 수송 안정성을 확보하고 운송 품질을 체계적으로 관리해나갈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