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외환시장이 불안정한 흐름을 보이며 하루에도 20원 가까이 급등락하는 등 높은 변동성을 나타내고 있다. 이와 함께 미국 국채 금리도 상승세를 보이면서 달러 약세 전망과 원화 절상 기대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국내 경제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며, 원·달러 환율 흐름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21일 기준, 미국의 30년물 국채 금리가 전일 대비 12.3bp 상승한 5.092%로 마감했다. 이는 지난해 10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시장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감세 정책 추진과 이에 따른 재정적자 우려를 주요 원인으로 분석하고 있다. 미국 의회 합동조세위원회는 해당 감세안이 10년간 약 2조5000억달러의 적자를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재정적자 확대는 국채 발행 증가로 이어지고, 이는 국채 가격 하락과 금리 상승이라는 악순환을 초래할 수 있다. 무디스 역시 이러한 재정 부담을 이유로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다. 이로 인해 외환시장에서는 미국에 대한 신뢰 저하와 함께 달러 자산에 대한 회피 심리가 나타나며 '셀USA'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달러의 약세 흐름은 주요국 통화 대비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달러당 엔화 가치는 열흘 전 149엔에 육박했지만 최근 143엔대로 하락하며 엔화 강세가 진행 중이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도 기준선인 100을 하회하고 있다. 이에 따라 원화, 엔화, 위안화 등 아시아 통화는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들도 달러 약세를 전망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감세안과 재정적자 확대가 미달러화 자산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고, 도이치방크 역시 미국의 재정리스크가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러한 흐름은 원·달러 환율에도 하방 압력을 가하며 향후 원화 절상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최근 진행된 한미 제2차 실무 통상협의에서는 미국이 원화 절상을 요구했다는 소문이 돌았지만, 정부는 이에 대해 "정해진 내용은 없다"며 부인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환시장에서는 원화 절상 기대가 높아지며 원·달러 환율이 급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22일 기준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5.75원 내린 1381.45원으로 마감해 반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번 환율 급락은 단기간에 50원 이상 하락하며 시장에 충격을 주었다. 미국과 일본 재무장관의 회담에서도 "환율은 시장에 따라 결정돼야 한다"는 원칙을 확인했지만,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여전히 미국의 암묵적 개입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원화 절상은 한국은행의 외환보유고 부담을 줄일 수 있으며, 시장에 구두 개입 효과를 주어 환율 하락을 유도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특히 환율이 오랫동안 1400원을 웃도는 상황에서 환율 안정은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이에 따른 부작용도 무시할 수 없다. 수출기업들은 환율 하락으로 가격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어 수익성 악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메리츠증권은 환율 하락이 수출 경기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을 경고했다. 이는 우리나라의 올해 경제성장률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따라서 원화 절상이 반드시 긍정적인 결과만을 초래한다고 단정짓긴 어렵다.

시장 전문가들은 미국이 구체적으로 통화 절상을 요구할 경우 원·달러 환율이 1300원 수준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국내 정치 안정과 맞물려 환율 상단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이지만, 여전히 변동성은 존재한다는 점에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상상인증권은 무역 협상 진전에 따라 원화 저평가 해소가 가시화될 것으로 전망하며, 올해 환율 하단을 1300원까지 낮추는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반면, 일부 경제 전문가들은 현재의 하락이 기대심리에 기반한 일시적인 현상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우리은행은 환율이 7~8월까지 1350원까지 떨어질 수 있지만, 이후 다시 반등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특히 4분기부터는 관세 협상이 타결되더라도 실질적 관세 부담이 높아져 다시 달러 강세와 환율 상승을 유발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A. 원화 절상이 지속되면 수출기업은 환차익 감소와 가격 경쟁력 약화로 인해 수익성이 저하될 수 있습니다. 이는 수출 감소와 함께 기업 실적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A. 미국 국채 금리 상승은 달러 강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최근에는 재정적자 확대 우려와 신용등급 하락 가능성이 동반되며 달러에 대한 신뢰 저하로 이어져 달러 약세를 유도하고 있습니다.

A. 원·달러 환율은 미국과의 통상협의 진행 상황, 국내 정치 안정성, 글로벌 금융시장 분위기 등에 따라 추가 하락할 수 있으며, 일시적으로 1300원대까지도 가능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변동성이 유지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