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임준혁 기자] HD현대중공업은 1976년 대한민국최초의전투함인 '울산함'의 연구개발을 시작으로 국내 조함(造艦) 자립의 선구자 역할을 수행해 왔다. 현존하는 국내 최신예 구축함인 이지스함(세종대왕급·정조대왕급)의 모든 기본설계를 유일하게 수행한 기업으로 해군의 이지스 구축함 6척 가운데 5척을 수주하는 등 국내 함정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울산급 호위함 배치(Batch)-Ⅰ,Ⅱ,Ⅲ를 모두 건조하고 스텔스 기법이 적용된 4400톤급 구축함(KDX-Ⅱ)을 건조했다. 2007년 세계에서 세 번째로 7000톤급 이지스 구축함(KDX-Ⅲ 배치-Ⅰ)의 자체 설계 및 건조에 성공했다. 이후 정조대왕함급(KDX-Ⅲ 배치-Ⅱ) 이지스 구축함까지 건조하는 등 수상함 분야 국내 최강자로 자리매김했다.

HD현대중공업은 현재까지 총 106척의 함정을 건조·인도했으며 이 중 18척은 해외로 수출해 최다 수출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이 뉴질랜드, 방글라데시, 베네수엘라, 필리핀 등 해외에 인도 완료한 함정은 총 7척이다. 이 밖에도 필리핀 초계함과 원해경비함, 페루 호위함과 원해경비함, 상륙함 등 11척을 현재 건조 중이다.

HD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부는 2030년을 기점으로 해외 수출을 주력으로 하는 연 3조원 매출 구조로 바꾸고 2030년대 중반에는 매출 5조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수립했다. 이를 위해 HD현대는 지난해 7월 함정기술연구소를 출범시키며 향후 10년 간 113조원 규모의 미래 함정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HD현대는 신설된 함정기술연구소를 거점 삼아 ▲함정 전동화 ▲무인 함정 개발 ▲수출 함정 경쟁력 강화 등 3대 함정사업 핵심전략을 추진해 글로벌 함정시장에서 우위를 점할 계획이다. 함정기술연구소는 전동화, 디지털, 인공지능(AI) 기술의 신속한 접목이 가능해 미래 함정 원천기술 선점에도 유리한 고지를 점할 것으로 기대된다.

HD현대중공업은 함정 분야 첨단 기술을 기반으로 해외 거점별 파트너십 체결, 현지 건조 체계 구축, 기술이전 패키지 표준화 등을 통해 페루, 필리핀, 사우디아라비아, 미국 등 권역별 해외 거점을 구축하겠다는 '환태평양 벨트화 비전'도 세우고 있다.

함정의 유지·보수·정비(MRO) 사업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2022년 국내 함정 건조 업체 최초로 해외 MRO 사업에 나서며 필리핀에 군수지원센터를 설립하고 필리핀 해군 호위함 2척에 대한 MRO 서비스를 제공했다.

미국과의 방산 분야 MRO 협력도 기대되는 상황이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해 7월 미 해군보급체계사령부와 함정정비협약(MSRA)을 체결하며 연간 20조원 규모의 미 해군 함정 MRO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HD현대중공업은 이 협약을 바탕으로 향후 미국 해상 수송사령부 소속의 지원함뿐 아니라 미 해군이 운용하고 있는 전투함에 대한 MRO 사업 입찰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HD현대중공업은 올해 2~3척의 미 해군 MRO 사업 수주를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 달에는 미국 최대 방산 조선사인 헌팅턴 잉걸스와 '선박 생산성 향상 및 첨단 조선 기술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에 따라 양사는 각 사가 보유한 함정 건조 분야 전문성과 역량을 결합해 선박 건조의 생산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한편 건조 비용과 납기를 개선하기 위한 노하우와 역량을 공유하기로 했다. 또 디지털 조선소 구축을 위한 공정 자동화와 로봇, AI 도입을 비롯해 생산인력 교육 및 기자재 공급망 참여를 함께 추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