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 등에서 봄철 편서풍을 타고 외래 해충이 국내 유입되면서 옥수수·보리 등 볏과 작물 재배 농가 피해 확산을 막기 위해 철저한 예찰과 신속한 방제 등 주의가 필요하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22일 농진청에 따르면 지난 20일 전남 화순군 소재 옥수수 재배 농가에서 '멸강나방 유충'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 지난달 2일 충남 태안군에서 멸강나방 성충이 확인된 지 약 7주 만이다.

멸강나방 유충은 왕성한 식욕을 바탕으로 옥수수, 벼, 보리, 수수 등 볏과 작물에 큰 피해를 입힌다.

열대거세미나방 성충도 지난달 21일 제주 한림읍에서 올해 첫 출현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나방 성충은 식물에 직접 피해를 주지는 않지만 유충은 작물의 잎, 줄기, 열매 등을 갉아먹어 농가에 피해를 준다. 통상 1마리 암컷 성충이 최대 수천 개의 알을 산란해 피해 규모도 크다.

농진청이 '한·아시아 비래해충 예찰 협력사업'을 통해 인접국 동향을 살펴본 결과, 지난달 말 기준 중국에서 이 해충들로 인해 총 26만㏊(헥타르)의 피해가 발생했다. 이는 서울(6만500㏊) 전체를 4번 이상 덮을 수 있는 크기다.

특히 열대거세미나방은 운남성, 광동성, 광서성 등에서, 멸강나방은 산동성, 안휘성, 절강성 등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이들 지역은 우리나라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경로에 있어, 국내 유입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황이다.

이에 농진청은 농가에 적극적인 방제와 예찰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유충은 약제에 가장 민감한 2~3령 어린 상태일 때 방제해야 한다"며 "해뜨기 전이나 해지고 난 뒤 약제가 작물의 잎과 줄기에 골고루 묻도록 충분히 살포하면 방제 효과를 높일 수 있다"고 전했다.

농진청은 현재 제주·전남·전북 등 전국 10개 시군 15개 지점에 성충 포획 트랩을 설치해 발생 여부를 상시 조사 중이다. 벼 병해충 예찰포(공중포충망) 50개소에서도 해충 포집과 발생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있다.

조사된 해충 정보와 방제 지침은 '농사로'(www.nongsaro.go.kr) 누리집에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된다.

채의석 농진청 재해대응과장은 "비래해충 유충으로 인한 피해는 6월 중순부터 7월 상순 사이에 가장 심하게 발생하므로 볏과 작물 재배 농가는 수시로 재배지를 살펴 유충 발견 즉시 신고하고 방제해야 큰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멸강나방 등 비래해충의 방제약제 정보는 농약안전정보시스템(psis.rda.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유충이나 알을 발견하면 가까운 농업기술센터 또는 병해충 신고전화(1544-8572)로 연락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