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 인적분할에…금감원도 현미경 심사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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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 인적분할에…금감원도 현미경 심사 예고

모두서치 | 2025.05.22 |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인적분할 추진 소식에 그간 기업 합병·분할 이슈에서 투자자 보호를 강조한 금융감독원이 어떤 입장을 보일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시장에서는 이번 인적 분할 목적이 사업상 이유인지 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일환인지를 두고 해석이 분분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7월29일 증권신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22일 금감원 공시사이트 다트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회사 분할 결정 사실을 공시했다.

국내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3위 기업의 분할 소식에 시장이 들썩이자 금감원도 회사의 분할 계획과 추후 일정들을 체크하고 있다. 금감원은 발행회사의 건전성, 합병·분할 등 목적과 조건, 위험요소 등이 충분히 담겼는지 증권신고서를 심사하는 역할을 한다.

한 금감원 관계자는 "분할과 관련해 회사와 먼저 소통하고 있던 부분은 없다. 발표 이후 향후 일정 등을 확인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시장의 관심이 회사의 분할 목적, 즉 사업적 목적 때문인지 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일환인지에 방점이 찍힌 만큼 금감원도 이 부분을 사전에 파악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은 과거 합병·분할, 증자 등 증권신고서를 심사할 때도 추진 목적을 특히 꼼꼼히 살펴왔다. 이 부분이 미흡하게 기재되면 정정 요구도 불사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분할을 추진하면 삼바는 존속회사로 남고 '삼성에피스홀딩스(가칭)'이 분할 신설 회사로 떨어져 나간다. 삼바는 기존의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에만 집중하고, 홀딩스에는 삼성바이오에피스를 포함한 자회사 관리와 신규 투자 부문을 넘긴다는 구상이다.

이는 사업상 난제를 풀기 위한 돌파구이기도 하다. 삼바는 고객사들이 위탁개발·생산을 맡긴 의약품을 생산해왔는데, 자회사 삼성에피스가 바이오시밀러 사업을 하고 있어 그간 고객사들이 기술 유출 우려를 제기했기 때문이다. 삼바는 이번 분할로 이해상충 우려를 완전히 불식하고 분할신설회사는 바이오시밀러 사업 정체성을 명확히 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시장의 관심은 그룹 지배구조 개편에 있다. 이전부터도 시장은 삼성그룹 회사들 가운데 가장 주가가 많이 오른 삼바를 중심으로 지배구조 변화가 이뤄질 거란 예상에서 삼바를 거버넌스 변화의 주요 고리로 주목해왔다.

김수현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달 초 이미 삼성물산 1분기 실적에 대해 "바이오 부문 실적 개선세가 심상치 않을 정도로 좋다. 향후 지배구조 변화와 관련이 있을지도 주시가 필요하다"고 분석한 바 있다.

이날 김 연구원은 또 다른 보고서를 통해 "(인적분할 이후) 삼성물산이 삼성바이오 사업회사 지분을 지주회사에 현물출자하지 않고 제3자에게 일부 매각하는 경우를 고려할 수 있다"며 "삼성물산이 삼성바이오 사업회사 지분 가치 23조원 중 일부를 현물출자하지 않고 외부에 매각해 삼성전자 지분을 매입하는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기업설명회(IR)를 통해 이번 인적분할이 그룹 지배구조 개편과는 무관하다고 선을 긋고 있다. 다만 삼성물산 주가가 전일 11.74% 뛰는 등 시장은 이미 삼성물산을 주목하고 있다.

금감원도 이 같은 논란을 하나하나 살펴볼 것으로 보인다.

인적분할은 그 자체로는 물적분할과 비교하면 투자자 손실이 발생할 소지가 적다. 회사를 일정 비율로 쪼개고 주주에게도 동일한 비율로 주식을 나눠주기 때문이다.

다만 인적분할 이후 분할된 회사를 다시 다른 회사와 합병하거나 주식을 교환, 분할 신설 회사 자회사의 상장 등 추후 지분거래에 복병이 숨어있을 수 있다. 금감원이 지난해 두산 분할·합병을 꼼꼼하게 본 이유도 이 때문이었다.

일단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분할 신설 회사 설립 이후 5년 간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상장시키지 않겠다는 입장이며 공시를 통해서도 밝혔다. 일반주주 이익 침해 우려가 나올 수 있는 중복상장은 5년 중엔 피하겠다는 것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인적분할 계획까지만 나와 있어 규모에 비해 투자자 반발이 있을지는 모르겠다. 이론적으론 인적분할로 인한 투자자 손실이 거의 없지만 추후 어떤 얘기가 나오는지를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바이오로직스는 7월29일 증권신고서 제출을 시작으로 9월16일 주주총회에서 분할승인을 거쳐 10월1일 공식 분할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