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한나연 기자]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90% 이상 급감한 롯데건설이 수익성 중심의 사업 구조 재편 필요성에 직면하고 있다. 자체사업과 해외사업 매출이 동반 부진한데다현금흐름과 부채 지표도 다소 악화하면서 전반적인 재무 안정성에도 경고등이 켜졌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건설은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 38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398억원) 대비 90% 가까이 감소한 수준으로, 수익성 저하가 뚜렷하게 나타난 셈이다.

매출 역시 1조7934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3.9% 줄었다. 수익성이 높은 자체사업과 해외사업 부문이 동반 부진하면서 전체 이익률이 크게 낮아진 때문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매출원가율이 95.4%로악화한 것과 판관비 부담이 여전한 것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영업이익 감소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현금 흐름도 악화됐다. 1분기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5841억원으로, 지난해 말(6133억원) 대비 약 4.7% 감소했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은 지난해 1분기 1184억원에서 올해 1분기 마이너스(-)3136억원을 기록해 적자로 돌아섰다. 부채비율도 지난해 말 196%에서 205%로 소폭 상승했다.

이 같은 흐름은 당장의 유동성 위기와는 거리가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봤을 때 수익 구조 재편을 통한 안정적인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할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재무 건전성 개선 등을 위해 잠원동 사옥 매각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지면서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다만 향후 실적 반등의 여지는남아있다. 롯데건설의 수주잔고는 약 42조5000억원으로, 지난해 기준 수주잔고비율이 535.3%에 달해 국내 주요 건설사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즉 장기적 관점에서 수익을 창출할 일감은 충분하다.

올해 롯데건설은 도시정비사업에서의 공격적 수주를 통해 성과를 내겠다는 계획이다. 올해 정비사업 수주 목표를 최대 3조원으로 설정한 롯데건설은 1분기에만 ▲서울 용산구 신용산역 북측 제1구역 재개발 ▲서울 노원구 상계5구역 재개발 ▲부산 연제구 연산5구역 재건축 등 총 1조8094억원 규모의 정비사업을 수주했다.

지난달에는 공사비 7000억원 규모의 부산 가야4구역 주택재개발 사업도 맡으며 현재까지 2조5354억원의 수주 실적을 기록 중이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뒤를 이어 도시정비사업 2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가운데, 상반기 내 목표를 초과 달성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롯데건설 측은하반기 미성크로바 재건축 등 강남권 사업의 일반분양도 예정돼 있어 실적 반등을 기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해외 및 자체 공사 실적이 부진함과 동시에 주택사업에 치우친 사업구조에 대한 업계의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한 신용평가업계 관계자는 "주택부문에 대한 높은 집중도는 주택경기 양극화 및 침체 국면에서 사업 및 재무위험의 변동성을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 역시 "롯데건설은 브랜드와 자금력 측면에서는 경쟁력이 있으나, 수익성 중심의 사업 운영에 있어서는 다소 아쉬운 평가를 받아왔다"며 "중장기적으로 안정적 현금흐름을 확보할 수 있는 자체사업 기반과 해외프로젝트 확보가 병행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