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7월 1일 시행되는 3단계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를 앞두고 은행권에서는 대출을 받기 위한 실수요자들의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한도가 줄어들기 전 대출을 미리 받으려는 '막차 수요'가 몰리는 조짐이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21일 은행권에 따르면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DSR 규제와 관련해서 대출 문의가 급증하고 있다"면서 "대출 실행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7월부터 대출 한도가 감소되는 것을 알고 고객들의 상담이 늘고 있다"며 영업점 분위기를 전했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올해 부동산 매매나 대출 계획이 있던 차주들의 경우 7월 규제에 앞서 좀 더 서두르려는 분위기가 있다"며 "영업점에 가이드라인을 전달해 대출 과정에서 혼선이 없도록 대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KB국민은행에서는 비대면 주택담보대출 신청 물량이 이른 아침부터 소진되는 '오픈런' 현상도 벌어지고 있다.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에 대출 수요자들이 몰리면서 은행이 일일 신청 한도를 제한하고 있는 영향이다.

부동산 커뮤니티 등에서도 3단계 스트레스 DSR 적용 시점과 대출 한도 등에 대한 문의가 줄을 잇고 있다. 특히 7월 이전에 부동산 매매 계약을 하고, 7월 이후 주택담보대출이 실행될 경우 한도가 줄어드는지 등에 대한 문의가 많은 상황이다.

A씨는 "경기도에서 15억원짜리 아파트 매매 계약을 했는데 잔금일이 7월 이후면 3단계 스트레스 DSR을 적용받는 것이냐"며 "한도가 줄어드는 것 아닌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B씨는 "7월 이후 대출을 받으면 한도가 빡빡할 수 있어 최대한 빠르게 대출을 받고 싶다"고 말했다.

3단계 스트레스 DSR이 시행되면 수도권 주담대 한도는 기존 대비 1000~3000만원 가량 감소하게 된다. 금융당국의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연 소득 1억원인 차주가 연 4.2% 금리의 혼합형(5년) 주담대를 30년 만기, 원리금균등상환 조건을 받을 경우 DSR 2단계 적용 시 6억3000만원이었던 한도가 3단계 적용 시 5억9000만원으로 약 3300만원(5%) 줄어들게 된다.

다만 오는 6월 30일까지 부동산 매매계약이 체결된 일반 주택담보대출에 대해서는 2단계 DSR이 적용되기 때문에 한도가 기존 대비 축소되지 않는다. 그러나 7월 이전 부동산 매매계약을 맺었더라도 7월 이후 생활안정자금용 주담대를 받는 경우에는 3단계 스트레스 DSR이 적용된다.

이번 규제를 앞두고 대출 막차를 타려는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은 이달 들어 지난 15일까지 2조9496억원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지난달 증가 규모인 4조5337억원의 3분의 2 수준으로, 이 속도대로라면 이달 증가폭은 5조원을 훌쩍 넘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5월 가계대출 증가세가 확대될 우려가 있는 만큼 금융당국도 금융회사들의 월별·분기별 관리목표 준수 여부 등을 철저하게 모니터링할 것"이라며 "필요 시 즉각적인 조치를 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