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생성형 인공지능(AI)을 앞세워 검색부터 이미지·동영상 제작, 업무 자동화까지 전방위적 혁신에 나섰다. 키워드 입력 중심이던 기존 검색 방식에서 벗어나 대화하듯 질문하고 AI가 직접 분석·요약·결과 생성까지 해주는 검색 서비스를 도입했고 텍스트 한 줄로 세계 최초로 소리까지 구현하는 AI 영상 제작 도구도 공개했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구글은 20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에서 열린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 'I/O 2025'에서 각종 AI 기능을 소개했다.

◆"'키워드 중심' 검색 이젠 안녕"…'AI 모드'로 검색 패러다임 전환

이날 하이라이트는 구글 검색 결과와 함께 AI 기반 답변을 제공하는 대화형 툴 'AI 모드'다. 미국 지역에 우선 출시한 이 기능은 텍스트 요약, 이미지 분석, 영상 이해 등 멀티모달 기능을 결합해 다양한 응답을 제공한다. 구글은 자사 검색 순위 시스템, 지식 그래프, 실시간 정보까지 통합해 더 깊이 있고 신뢰성 높은 검색 결과를 빠르게 제공할 수 있다고 전했다.

더 깊이 있는 답변이 필요한 경우 AI 모드에 도입된 '딥 서치' 기능을 활용하면 된다. 구글은 이 기능이 수백 건의 질의를 동시에 수행하고 서로 다른 정보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단 몇 분 만에 참고 문헌이 포함된 전문가 수준의 보고서를 만든다.

또 구글은 AI 에이전트 '프로젝트 마리너'를 AI 모드에 통합했다. 예를 들어 "이번 토요일 레즈 경기 하단 좌석 중 저렴한 티켓 2장을 찾아줘"라고 요청하면 AI 모드가 수백 개의 티켓 옵션을 다양한 웹사이트에서 실시간 가격과 재고 정보를 기준으로 분석한다. 개인 맞춤화된 쇼핑도 지원하며 지메일(Gmail) 연동을 동의할 경우 지메일에 저장된 항공편과 호텔 예약 정보를 활용해 숙소 근처에서 열리는 행사도 알려준다.

구글은 최근 챗GPT, 퍼플렉시티 등 AI 챗봇으로부터 이용자를 뺏기면서 검색 시장 점유율 90% 이하로 떨어진 바 있다. 순다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AI 모드에 대해 "구글 검색의 새로운 시대"라며 "AI로 검색을 지속 발전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제미나이 라이브' 무료화, 아이폰도 무료…新 AI 멤버십, 대학생에게 1년 무상 지원

구글은 자사 AI 앱 '제미나이'에 대한 변화도 소개했다. 구체적으로 ▲'제미나이 라이브' 내 카메라·화면 공유 기반 대화 기능 무료화 ▲이미지·동영상 생성 모델 업데이트 ▲구글 브라우저 '크롬' 내 제미나이 탑재 ▲AI 멤버십 개편 등이다.

제미나이 라이브는 삼성전자 갤럭시 S25 시리즈, 구글 픽셀9 시리즈 등 최신 스마트폰 사용자를 제외하고는 그동안 유료로 제공돼 왔다. 구글은 앞으로 카메라·화면 공유 기능을 무료로 제공하는 한편 아이폰 등 iOS(애플 운영체제) 기기 이용자에게도 무료로 제공한다고 밝혔다.

비오 3은 음향 효과, 배경 소음, 사람 간 대화까지 네이티브로 구현 가능한 세계 최초 AI 모델이다. 이미지 생성 모델 '이마젠 4'는 섬세한 질감, 물방울, 동물의 털과 같은 미세한 묘사를 표현할 수 있으며 최대 2K 해상도를 지원한다. 이에 구글은 이마젠 4로 인쇄 또는 발표용 자료에 활용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이를 기반으로 한 AI 영화 제작 툴 '플로우'도 공개됐다. 자연어 프롬프트를 이해하기 쉽게 처리해 이용자가 일상적인 언어만으로도 장면을 묘사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인터넷 브라우저 '크롬'에도 제미나이가 탑재된다. 현재 읽고 있는 웹페이지에서 복잡한 정보를 쉽게 설명해 달라고 제미나이에 요청하거나 주요 내용 요약 기능을 우선 제공한다. 구글은 제미나이가 여러 탭을 넘나들며 작업하거나 이용자를 대신해 웹사이트를 탐색할 수 있는 기능까지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크롬 내 제미나이를 이용하려면 구글이 이날 공개한 새 멤버십인 '구글 AI 프로'(월 19.99달러, 약 2만8000원)나 '구글 AI 울트라'(월 249.99달러, 약 35만원)에 가입해야 한다. 구글 AI 프로는 제미나이 프로, 노트북LM, 플로우 등 AI 툴 사용 한도를 더 많이 제공한다. 구글 AI 울트라는 실험적인 AI 제품을 사전 이용할 수 있는 등급이다.

두 멤버십 가입자는 구글 화상 통화 서비스' 구글 미트' 내 AI 기반 영어·스페인어 통역 기능, 제미나이 앱 내 인터랙티브 퀴즈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인터랙티브 퀴즈 기능의 경우 제미나이에 '열역학에 대한 연습 퀴즈를 만들어 줘'라고 요청하면 맞춤형 학습 퀴즈가 생성되는 방식이다.

구글은 학생들이 보다 나은 학업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미국, 브라질, 인도네시아, 일본, 영국 대학생들에게 구글 AI 프로를 1년간 무료로 제공한다며 한국을 포함한 더 많은 국가도 곧 지원 대상에 추가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구글, 韓 삼성·젠틀몬스터와 손잡고 스마트안경 시장 재진출

구글이 안드로이드 기반 확장현실(XR) 기기를 헤드셋뿐만 아니라 안경에도 확장한다. 구글은 삼성전자, 젠틀몬스터, 워비 파커가 참여한 안드로이드 XR 기반 스마트안경을 연말에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글은 지난 2013년 '구글 글래스'라는 이름의 스마트안경 제품을 시범 출시한 적 있으나 성과 부진으로 2015년 단종된 바 있다. 하지만 최근 인공지능(AI) 기술력이 향상되면서 구글은 시장 재진입을 선언했다. 구체적으로 삼성전자가 스마트안경 하드웨어 제조를 맡고 젠틀몬스터는 디자인을 맡는다. 메타가 레이반과 협업해 스마트안경을 만드는 것과 같은 방식이다.

구글은 이날 행사에서 친구에게 메시지 보내기, 약속 잡기, 단계별 길 안내 요청, 사진 촬영 등 실제 시나리오에서 안드로이드 XR 기반 스마트안경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공개했다. 예를 들어 친구가 스페인어로 '카페를 찾아보자'고 말하자 스마트안경 이용자의 화면에 영어로 번역된 내용을 볼 수 있었다. '근처 좋은 라멘집을 추천해 달라'고 요청하면 AI가 구글 지도 기반으로 장소를 탐색한 후 화면 하단에 구글 지도 기반 내비게이션이 작동한다.

구글은 "안경은 종일 편안하게 착용할 수 있어야 진정한 가치를 발휘할 수 있다"며 "혁신적인 아이웨어 브랜드들과 협력해 안드로이드 XR 기반의 스타일리시한 안경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