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퓨얼셀이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실적에서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3배 가까이 늘었지만, 고정비 부담과 신규 투자 확대에 따른 비용 증가로 수익성 방어에는 실패했다.

회사는 주력 사업이었던 인산형 연료전지(PAFC) 중심에서 고체산화물 연료전지(SOFC)로 전환을 본격화하면서?수소경제 전환기에 대응하고 있다.

2025년 1분기 실적은 매출 997억 원, 영업손실 115억 원, 당기순손실 95억 원으로 집계됐다. 품목별로는 발전용 연료전지 주기기 공급이 750억 원(75.1%), 장기유지보수 서비스가 248억 원(24.9%)을 차지했다. 주기기 매출 비중이 높지만, 고정비 증가와 원가 부담, 수주 구조 변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영업이익은 적자로 돌아섰다.

생산설비 가동률은 96%로 상승했지만, 총 생산능력은 45MW로 전년 동기 132MW에서 크게 줄었고, 수주잔고도 주기기 기준 6,064억 원, 유지보수 1,843억 원으로 전분기 대비 감소했다. 이는 생산전략 효율화와 SOFC 전환 준비 과정에서 나타난 일시적 조정으로 해석된다.

기술 및 제품 포트폴리오?전환을 위해 1분기 전략·설비·운영 부문에 188억 원을 집행했으며, 올해 전체 투자 계획은 995억 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685억 원이 제품 및 기술 개발에 배정돼 있다.

두산퓨얼셀의 전환 전략?핵심은 SOFC 상용화에 있다. 기존 PAFC보다 전기효율이 높고, 수소뿐 아니라 천연가스, 바이오가스 등 다양한 연료 대응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3세대 연료전지에 해당하는 SOFC에 거는 기대가 크다.

두산퓨얼셀은 영국 세레스파워(Ceres Power)와의 협력을 통해 셀스택 양산기술을 확보했으며, 전북 익산에 1,558억 원을 들여 50MW 규모의 생산설비를 구축해왔다. 2025년 6월 말 완공 예정으로?하반기부터 양산에 나설?예정이다.

연료전지는 전기와 열의 복합효율이 높고, 다양한 연료 활용이 가능해 수요지 인근에서 전력을 생산하는 분산형 에너지 공급에 적합한 발전원이다. 특히 PAFC는 상대적으로 운전온도가 낮아 핵심 부품의 수명이 길고, 재료 선택의 유연성이 높아?원가경쟁력?확보에도 유리하다.

두산퓨얼셀은 국내 시장에서 49%(누적 584MW)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하고 있으며, 이는 전체 발전용 연료전지 보급량의 절반에 해당한다.

연료전지 산업은 그간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제도를 기반으로 성장해왔으며, 2023년부터는 개정된 수소법에 따라 청정수소발전 의무화제도가 도입됐다. 이를 통해 연료전지 중심의 입찰시장 구조가 형성되면서, 기술 효율과?연료 다변화?등이 사업의 핵심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2025년 3월 기준 국내 발전용 연료전지 누적 설치량은 1,183MW다.

발전용 연료전지 시장은 정부의 에너지 전환 정책에 따라 공공 및 민간 발전사를 중심으로 형성돼 있으며, 경기변동이나 계절의 영향은 제한적인 편이다. 연료전지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변수는 수소·LNG 가격, 주민 수용성, 신재생 전력 수급 상황 등이며,?여전히 정부 정책에 크게 기대고 있다.

두산퓨얼셀은 이런 정책 환경에 맞춰 수소버스 등 모빌리티 부문 진출도 병행하고 있다. 2022년 캐나다 발라드파워, 미국 하이엑시엄(HyAxiom)과 업무협약을 체결한 데 이어, 2024년 1월에는 하이엑시움모터스㈜ 지분 100%를 인수해?수소모빌리티 사업의?기반을 닦았다. 현재 수소버스 시제품 제작과 인증 절차가 진행 중이다.

회사는 중국을 비롯한 해외 수소시장 진출과 함께 선박용 SOFC, 소형 분산형 전원 등 다양한 응용 사업도 병행해?추진 중이다.

정부는 연료전지를 '수소경제 육성 및 수소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에서?신에너지로 분류하고 있으며, CHPS 시행과 입찰시장 제도를 통해 수소발전시장 확대를 지원하고 있다.?부품 공급망 측면에서도 두산퓨얼셀은 국산화를 통해 안정적인 조달체계를 구축하고 있으며, 원가 절감과 공급 리스크 분산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재무제표를 기준으로 보면, 1분기 말 기준 자산총계는 1조2,375억 원, 부채총계는 7,487억 원이며, 부채비율은 153.2%, 순차입금비율은 79.2%로 나타났다. 현금성 자산은 전기 대비 344억 원이 줄어든 1,032억 원이고, 사채 및 차입금 규모는 4,902억 원에 달한다.

두산퓨얼셀은 발전용 연료전지 기술의 내재화와 고도화를 진행 중이며, 수소모빌리티와?SOFC를 중심으로 한 사업 구조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