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7월부터 3단계 스트레스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조치가 시행되면서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감소하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수도권 주택시장에서 수요 둔화가 일부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21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오는 7월1일부터 은행권·제2금융권 등 전 업권 가계대출에 적용되는 스트레스금리(가산금리)가 1.5%로 상향된다.

3단계 스트레스 DSR 적용으로 실제 대출 금리가 높아지는 것은 아니지만, DSR을 산정할 때 가산금리가 부과돼 대출 한도가 축소되게 된다.

예컨대 수도권 차주의 경우 연 소득 5000만원 기준 대출한도(변동형·30년만기·원리금균등상환·금리 4.2%)가 기존 3억원에서 2억9000만원으로 1000만원(약 3%) 감소하게 된다. 다만 지방은 6개월간 유예해 종전처럼 2단계 가산금리 0.75%가 적용된다.

주택담보대출 문턱이 높아진 만큼 DSR 시행 이후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아파트 매매 거래량 감소 속도는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을 보면, 지난 20일 기준 3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1만25건으로 4년8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이후 토지거래허가구역이 강남3구와 용산구로 확대 재지정되면서 4월 거래량은 절반 수준인 5024건으로 감소했다.

이와 관련, 박원갑 KB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3월이 피크일 가능성이 높다. 대출규제 시행 이전에 집을 사려는 수요가 한꺼번에 몰리는 '선소비' 현상이 나타난 상황"이라며 "하반기에는 수요가 둔화되며 거래량은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도 "소득이 낮거나 종전 대출 총액이 많은 차주는 추가 주택 구매가 제한될 가능성이 있고, (DSR 규제가) 무리한 영끌을 막는 효과는 있다"며 "투기적 거래 감소에는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겠다"고 전망했다.

다만 DSR 규제에 따른 거래량 감소에도 '똘똘한 한 채'를 찾는 강남권 고가 단지 매수 흐름은 계속 나타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실제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2차 전용 198㎡(9층)가 한 달 새 15억원 오른 105억원에 지난달 23일 팔리며 신고가를 찍기도 했다.

함 랩장은 "강남권 등 서울 내 상급지 교체 선호지역은 이미 토허구역으로 묶여 갭투자가 불가능하고, (수요의) 상당량은 자기 자본을 갖고 이동하는 수요"라며 "이런 유효 수요에 대한 대출 규제 효과는 제한적"이라고 짚었다.

더욱이 서울 아파트 전셋값 오름세가 계속되는 데다가 6월 대선으로 분양 일정이 하반기로 연기된 데 따른 공급 부족, 금리 인하 기대감이 맞물리며 집값이 떨어지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박 위원은 "새 정부 출범과 금리 인하 기대감, 공급부족 우려 등으로 인해 가격은 횡보 또는 강보합세를 유지할 것"이라며 "하반기에는 금리 인하와 대출 규제 간 시소게임 양상이 될 듯 하다"고 설명했다.

대출 한도가 축소되면서 주택 매매 수요가 서울 외곽과 수도권 중저가 단지로 눈을 돌릴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박 위원은 "강남3구와 경기 과천 등 상급지는 이미 전고점을 넘었기에 아직 5~30% 가량 회복이 덜 된 중하급지의 탄력이 더 클 수 있다"며 "고점 대비 회복 수준이 낮은 중하급지는 점차 가격차를 줄이는 갭메우기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DSR 3단계 적용 유예가 적체된 비수도권 지방의 미분양 해소에 도움이 될 지에 대해선 신중한 전망이 많았다. 앞서 건설업계는 정부에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통한 지방 미분양 3000호 매입 외에도 지방 미분양 단지의 DSR 3단계 예외를 요청한 바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차등금리 적용이 상대적으로 지방에는 유리하지만 시장 수요에 영향을 미치려면 그 정도가 커야 한다"며 "집을 살 생각이 없던 사람들에게 집을 살 생각을 갖도록 만드는 여파가 아니라면 단기적으로는 시장 수요에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함 랩장도 "세종시 등 국회와 대통령 집무실 이전 기대로 매매가가 상승하는 지역을 제외한 상당수 지역은 미분양 적체와 수요 부족에 시달리는 모습"이라며 "지방의 시장 추가 위축을 방지하는 효과 정도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