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김유진 기자]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사상 처음으로 200조원 돌파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운용사들 간 중위권 순위 다툼이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한화자산운용과 하나자산운용의 성장세가 두드러지며 ETF 판도에 변화가 일고 있다.

20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국내 ETF의 순자산 총계는 197조2517억 원으로, 200조원 고지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는 지난해 말ETF 순자산총액 173조5638억 원 대비 14.2% 증가한 수치다.

◆ 하나 1Q·한화PLUS'약진'... NH아문디·키움 '주춤'

올해 ETF 시장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하나자산운용과 한화자산운용의 성장이다. 지난해 3월 ETF 브랜드명을 '1Q'로 변경한 하나자산운용은 전날 기준 11개 ETF로 2조1232억원의 순자산총액을 기록, 지난해 말 대비 56% 성장하며 NH아문디자산운용을 제치고 8위로 올라섰다.

하나자산운용의 급성장은 '1Q 머니마켓액티브'ETF의 인기가 주효했다. 이 ETF의 순자산총액은 지난해 말 3810억 원에서 1조490억 원으로 급증했다.

'PLUS'ETF가4조4895억 원의 순자산총액을 기록한 한화자산운용은 지난해 말 7위에서 6위로 한 단계 상승했다. 특히 'PLUS K방산'ETF는 순자산총액이 2404억 원에서 7288억 원으로 3배 이상 증가했고, 'PLUS 한화그룹주'ETF는 150억 원에서 1595억 원으로 무려 10배 넘게 불어났다.

반면 NH아문디자산운용과 키움투자자산운용은 상대적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NH아문디자산운용은 성장률이 9.5%에 그치며 8위에서 9위로 밀렸고, 키움투자자산운용은 15.2% 성장했지만 경쟁사의 가파른 성장에 6위에서 7위로 떨어졌다.

향후 순위 변동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6위로 올라선 한화자산운용이 5위 신한자산운용(격차 2조4000억 원)을 추격할 수 있을지가 주요 관전 포인트다. 하나자산운용은 현재 ETF 수가 11개로 적지만, 새로운 상품 출시를 예고하며 라인업 강화에 나서고 있다.

◆ "투자자 유입 빠르게 늘고 있어 성장세 지속될 듯"

ETF는 펀드를 주식처럼 실시간 매매할 수 있고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특성 때문에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작다는 등장점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공모펀드와 비교해 운용보수와 판매보수 등 비용이 저렴한 점 또한 투자자들이 찾는 이유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비대면 채널의 투자자 유입이 빠르게 늘었고, ETF 시장의 저렴한 보수와 같은 비용 효율성 및 쉬운 접근성이 디지털 플랫폼과 잘 맞아 떨어진다"며 "투자자들의 성향도 과거에는 단기 투자 중심이었지만 최근에는 연금 장기투자자들이 많아지면서, 개인·퇴직연금에서 투자자 유입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ETF 시장의 높은 성장성은 계속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