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술로 전자방출원, 고전압 제어모듈, 전원정치 등 핵심 부품을 자체 설계·제조한 이동형 탄소나노튜브(CNT) 기반 엑스레이이(X-ray) 시스템이 상용화됐다. 국내 장비 시장에서 외산 대체 효과는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 제고효과가 기대된다. 장비에 탑재되는 핵심부품들은 이미 미국, 일본, 중국 등지에 수출되고 있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방사선 장비 전문기업 씨에이티빔텍은 산업·의료용 엑스레이 장비 'CBT 나노비전 2DXR/3DCT' 개발을 완료하고 양산에 돌입했다고 20일 밝혔다.

이 장비는 반도체, 이차전지, 정밀기계 부품 등의 비파괴 검사(NDT) 기능을 제공하는 산업용 모델 'NDT'와 의료기관에서 수술 부위 검체 조직검사 등에 최적화된 저선량 디지털 엑스레이 시스템 모델 '03'으로 구성된다.

회사 측 설명에 따르면, NDT 모델은 차세대 반도체, 2차전지 배터리, 전자부품 생산라인, 정밀기계 부품 등 다양한 산업현장에 필요한 비파괴 검사(NDT) 기능을 제공한다. 최대 120킬로볼트(㎸)의 고전압 조건에서 안정적인 빔 출력을 유지해 미세 결함 여부를 정확히 잡아낼 수 있다. 반도체의 적층 구조나 2차전지 셀 내부의 미세 결함은 생산 불량과 안전사고로 직결될 수 있는데, 이 제품은 초정밀 엑스레이 이미징 검사를 통해 생산 효율과 품질 신뢰도를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03 모델의 경우 의료기관에서 수술 부위 검체 조직검사 등에 최적화된 저선량 디지털 엑스레이 시스템이다. 부피가 적어 협소한 수술장에도 손쉽게 설치할 수 있다. 검사 결과를 고화질 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고 방사선량을 효율적으로 제어해 의료진 안전성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씨에이티빔텍은 엑스레이 시스템에 필요한 주요 핵심 부품을 대부분 내재화했다는 점이 이 제품의 가장 큰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엑스레이 장비 제조사들의 경우 전자방출원·고전압 부품·전원장치 등을 해외 수입품에 의존하고 있다.

씨에이티빔텍은 CNT 합성부터 엑스레이 튜브 내부 진공 유지 공정, 고진공 브레이징 기술까지 모두 독자 개발했다며 흉부·치과용 저전압 의료기기부터 반도체·이차전지 검사 등에 필요한 고전압 산업용 장비까지 단일 플랫폼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CNT를 고속으로 합성하는 이 회사 기술의 경우 미국 물리학회(AIP) 저널인 'AIP 어드번시스(Advances)'에 관련 논문이 등재돼 있다. 이 회사의 CNT 기반 엑스레이 소스는 한국산업기술시험원(KTL)의 공인 시험에서 5kV~120kV 전 출력 대역에 걸쳐 방사선 선질과 제어 성능을 인정받았다.

회사 관계자는 "탄소나노튜브 기반 엑스레이는 기존 열전자 방식에 비해 전자방출 효율성과 내구성이 탁월하다"며 "국내외 특허와 SCI급 논문을 통해 그 우수성이 입증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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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씨에이티빔텍은 류제황 전 경희대 의과대학 교수, 여승준 교수, 김승훈 서울아산병원 영상의학과 교수가 창업한 기술 전문기업이다. 이들은 대학교수로 재직하면서 15여년간 CNT와 차세대 영상시스템을 연구해 왔다.

경희대, 서울아산병원뿐 아니라 해외 유수 연구기관과 미국 하버드 의대와도 협력체계를 구축했다. 하버드대와는 차세대 뇌CT 프로젝트에 맞춰 CNT, 방사선원·전자총, 엑스레이 튜브를 공급했다. 중국 엑스레이 소스 전문기업에는 CNT 기반 부품을 공급했다.

국내에선 관세청, 원자력연구원과 함께 차세대 수화물 검색기 개발 사업을 진행 중이며 문화체육관광부와는 문화유산 정밀진단용 엑스레이 시스템 개발에 협력하고 있다.

2023년 중소벤처기업부 주관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스타트업 100' 반도체 분야 유망기업으로 선정됐으며 지난해 '초격차 스타트업 1000+' 프로젝트의 시스템반도체 분과 대표기업으로 꼽혔다.

류제황 대표는 "의료·산업 분야에 최적화된 통합형 엑스레이 플랫폼 기업으로 연구용 고성능 CT부터 인체용 초저선량 CT, 치과용 CBCT는 물론 인공지능(AI) 융합 영상 솔루션까지 제품 라인업을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며 "향후 글로벌 시장에서 K-엑스레이 기술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고, 진단과 검사 전 과정의 자동화·저선량·고정밀화 등 3대 가치를 실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