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휘발유 가격이 13주간의 하락세를 마무리하고 상승세로 전환됐다. 이는 국제유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국내 유통 구조와 유류세 조정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상승세가 일시적일 수 있으나, 하락 반전이 곧바로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5월 첫째 주(4~8일)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가는 ℓ당 1,639.8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주 대비 4.3원 상승한 수치로, 지난 2월 초 이후 처음으로 반등한 것이다. 이로써 12주 연속 이어졌던 하락세가 멈췄다.

같은 기간 경유 평균 판매가는 ℓ당 1,506.6원으로, 전주 대비 4.2원 올랐다. 경유 가격은 2주 연속 상승세를 기록하면서, 물류·운송 업계의 유류비 부담이 다시 커질 것으로 보인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ℓ당 평균 1,717.9원으로 가장 높은 가격을 기록했다. 이는 전국 평균보다 78.1원 높은 수치이며, 전주 대비 10.6원 올랐다. 반면 대구는 1,597.8원으로 가장 저렴했지만, 이 역시 전주보다 2.9원 상승했다.

브랜드별로는 알뜰주유소가 ℓ당 1,611.3원으로 가장 저렴했으며, SK에너지가 1,649.3원으로 가장 비쌌다. 브랜드 간 가격 차이도 여전하게 유지되고 있어 소비자 체감 물가에 영향을 주고 있다.

이번 주 국제 유가는 하락세를 나타냈다. 두바이유는 배럴당 61.8달러로 전주 대비 2.2달러 하락했으며, 국제 휘발유는 1.4달러 내린 73.3달러, 국제 자동차용 경유는 2.8달러 하락한 77.5달러로 집계됐다.

국제유가의 하락 배경으로는 석유수출국기구 플러스(OPEC+)의 증산 결정과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기준금리 동결이 지목된다. 그러나 이러한 하락세가 국내 가격에 바로 반영되지 않는 이유는 수입단가 반영 시차와 유통 마진 조정 등 때문이다.

또한, 국제 제품 가격과 환율이 하락한 점은 5월 1일부터 유류세 인하율이 축소된 것과 맞물려 가격 상승을 제한하는 요소로 작용했다. 그럼에도 국내 유가는 여전히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어, 향후 보합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국제유가 변동은 통상 2~3주 후 국내 가격에 반영되기 때문에, 현재 유가는 과거 수입 가격의 영향"이라며 "이후 추이에 따라 추가 조정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지방 주요 도시에서도 가격 상승이 나타났다. 대전은 지난달 다섯째 주 ℓ당 1,610.7원으로 상승 전환한 데 이어, 이달 첫 주 1,612.0원으로 추가 상승했다. 세종은 1,636.8원으로 전주보다 5.8원 상승했으며, 충남 역시 1,645.5원으로 3.5원 올랐다.

제주는 전국 평균보다 여전히 높은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5월 10일 기준 제주 지역 휘발유는 ℓ당 1,694원, 경유는 1,548원으로, 전주 대비 각 1원 하락했지만 전국 평균보다 50원 이상 높은 수준이다. 물류비용 등 지역 특수성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업계에선 정유사와 주유소의 이윤 조정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들어 브랜드 간, 지역 간 가격 격차가 더 벌어지고 있어 소비자들의 체감 물가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특히 대도시를 중심으로 가격 인상 폭이 크게 나타나 소비자 부담이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는 이러한 시장 상황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으며, 유류세 정책의 향후 조정 방향에 대한 논의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 부담 완화를 위한 정책적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휘발유 가격 상승은 단순한 주유비 인상에 그치지 않고, 전반적인 생활 물가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5월 황금연휴 이후 행락철이 본격화되며, 유류비 증가가 여행·운송·물류 전반의 비용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지속적인 유가 상승은 소비심리 위축을 초래할 수 있다"며, 정부 차원의 정밀한 가격 감시와 적극적인 대책이 요구된다고 강조한다. 에너지 정책의 유연성과 신속한 조치가 필요한 시점이다.

A. 국내 가격은 국제 유가와 시간 차를 두고 반영되며, 유통 마진과 유류세 조정 등의 요소가 추가적으로 영향을 미칩니다. 따라서 국제 유가 하락이 바로 국내 가격 인하로 이어지지 않습니다.

A. 지역별 물류비용, 주유소 운영비, 경쟁 구조 등의 차이로 인해 가격 차이가 발생합니다. 특히 제주처럼 지리적 요인이 있는 지역은 더욱 큰 차이를 보입니다.

A. 단기적으로는 보합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지만, 국제 유가와 환율, 유류세 정책 등 다양한 변수에 따라 향후 등락 가능성이 있습니다. 추세를 주기적으로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