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이현령 기자]고물가가 이어지며 양극화 소비가 확산하는 가운데 뷰티 소비도 초저가 상품과 프리미엄 상품으로 양분된 추세다. 이에 유통업계는 자체브랜드(PB)상품 및 럭셔리 브랜드 등으로 소비자 수요 잡기에 나섰다.

쿠팡은 지난 4일 고가 상품군인 뷰티디바이스 상품 카테고리를 강화한다고 밝혔다. 앞서 쿠팡은 지난 1월부터 4월까지 뷰티 디바이스를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신규로 들여왔다. 쿠팡에 따르면 최근 퍼스널 뷰티 케어 트렌드가 확산해 지난 1분기 뷰티 디바이스 검색량이 지난해 4분기보다 86% 상승했다. 이에 쿠팡은 피부관리기, 클렌징기기, 헤어스타일러, 모근제거기 등 다채로운 뷰티 디바이스 상품을 제공 중이다. 쿠팡은 럭셔리 버티컬 서비스 알럭스(R.LUX)로 프리미엄 뷰티 이미지를 강화한다. 지난 1월부터 서울미술관과 협업한 '아트 오브 럭셔리' 전시에 이어 2월 배우 김고은을 첫 앰배서더로 발탁해 광고 캠페인을 전개했다. 지난달 22일에는 코스메틱 브랜드 '키엘(Kiehl's)'을 들여왔다.

쿠팡은 PB 상품으로 가성비 뷰티 상품도 함께 겨냥한다. 지난 1월 쿠팡은 국내 중소 제조사들과 협업해 PB 자회사 씨피엘비(CPLB)의 브랜드 '엘르 파리스'의 뷰티 상품을 준비했다. 쿠팡은 스킨케어. 앰플, 크림 등 총 18개 상품을 공개했다. 가격대는 4900원에서 1만 1900원까지로 가성비에 중심을 뒀다.

SSG닷컴은 배우 차은우를 발탁해 MZ세대 사이에서 뷰티 카테고리 인지도를 높였다. 차은우가 뷰티 전문관 '뷰티오브쓱'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을 담당하는 마케팅 담당자 '펠릭스' 캐릭터로 등장하는 형식이다. 해당 프로모션 후 SSG닷컴의 뷰티 공식 인스타그램 구독자 수는 펠릭스 등장 이전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펠릭스가 인스타그램에 게시한 게시물 10여 건도 2주일 만에 100만 개 이상 '좋아요'를 받을 만큼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SSG닷컴은 지난달 17일 차은우가 등장하는 브랜드 캠페인 본편 영상도 공개했다. SSG닷컴은 뷰티 전문관을 프리미엄 상품과 트렌디 상품으로 이원화해 지난 3월 기준 2000개 브랜드의 100만여 개 상품을 제공하고 있다.

뷰티 브랜드 육성을 직접 지원하기도 한다. CJ온스타일은 지난달 29일 뷰티 브랜드 '비나우'에 30억 원을 투입해 구주를 인수했다. CJ온스타일은 자사가 보유한 모바일 라이브 커머스, TV라이브 등을 활용해 비나우를 지원할 계획이다. 마케팅뿐만 아니라 상품 공동 기획 및 개발, 신상품 최초 론칭도 비나우와 함께 진행한다. 앞서 CJ온스타일은 2023년 브랜드 '에이피알'을 지원한 바 있다.

오프라인 기업들은 다이소를 중심으로 초저가 뷰티 상품을 강화하는 추세다. 그로서리 위주의 대형마트도 저가 뷰티 시장에 나섰다. 이마트는 지난 4월 18일 4850원 가격대의 초저가 뷰티 상품을 공개했다. LG생활건강과 신규 스킨케어 라인 '글로우:업 바이 비욘드'를 론칭하고 신제품 8종을 판매했다. 이마트는 제품 포장 단순화, AI모델 활용으로 마케팅 비용을 줄이고 품질과 가격에 집중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4000원대 화장품 '글로우:업 바이 비욘드' 출시 이후 높은 가성비에 대한 입소문을 타며 판매 호조세를 보인다"라며 "앞으로도 품질과 가격 모두를 만족시키는 스킨케어 제품을 다양하게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실제 지난 4월 18일부터 이달 7일까지 이마트 스킨케어 제품 전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무려 164.1% 신장했다. 또 신규 제품 8종 모두 스킨케어 매출 상위 12위 안에 올랐으며 1위부터 6위까지 모두 글로우업 바이 비욘드 제품이 차지했다. 이 중 아이앰플, 세럼, 탄력광채 크림 등 제품은 일부 점포에서 품절될만큼 인기를 끌었다. 이마트는 앞으로도 수분 진정, 보습 등 초저가 뷰티 상품을 확대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뷰티는 마진이 높은 데다가 재구매도 빈번한 카테고리라는 점이 장점"이라며 "상품, 배송을 아우르는 전방위적 경쟁이 일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