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법원의 애플 앱스토어 관련 판결을 근거로 국내에서도 구글과 애플의 앱 마켓 수수료를 대폭 인하해야 한다고 주장이 제기됐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시민단체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과 한국모바일게임협회, 한국게임이용자협회, 한국게임소비자협회는 7일 공동 성명을 통해 "국내에서도 인앱결제 수수료를 4~6% 수준으로 인하하고, 제3자 결제 방해 행위를 금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 4월 30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연방법원은 에픽게임즈와 애플 간 소송에서 애플의 앱스토어 운영 방식이 반경쟁적이라며 금지명령을 내렸다. 애플의 인앱결제 수수료 30%뿐만 아니라, 제3자 결제 시 부과하는 중계수수료 27%가 부당하고 반경쟁적이라고 판시했다.

연방법원은 애플이 제3자 결제를 유도하는 행위를 방해하기 위해 ▲'배너 등 전체 페이지 경고 화면' ▲정적 URLs 형태·삽입 제한 ▲아웃링크(웹 결제) 시 불이익 부과 ▲'모호한 안내 문구를 비롯한 커뮤니케이션 제한' 등 새로운 장벽을 만든 것이 소비자의 대체결제 사용 기회를 위축시키는 행위라고 판단했다.

◆"미국 인앱결제 수수료 최대 25%, 제3자 중계 수수료 최대 22% 안 넘을 것"

경실련과 3개 협회는 "이번 판결에 따라 애플의 미국 내 인앱결제 수수료는 최소 13%에서 최대 25%, 제3자 결제 시 중계수수료는 최소 10%에서 최대 22%를 넘을 수 없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유럽연합(EU) 역시 지난해 지역 내 애플의 인앱결제 방식의 독과점과 불공정 관행을 문제 삼아 ▲앱스토어 최초 입점 시 기본 수수료는 중소개발사의 경우 10%, 대형개발사의 경우 17%를 각각 넘을 수 없고 ▲인앱결제 시 수수료율 3%의 결제 처리 비용이 각각 부가되며 ▲이후 애플의 '플랫폼 핵심 기술'을 통한 연간 수요 창출 효과와 한계비용(설치수가 100만건을 초과한 경우 판매수당 0.5유로, 앱 판매매출의 최대 5%)을 감안하더라도 전체 수수료는 결국 최소 10%에서 최대 25%까지의 범위를 넘어설 수 없도록 시정했다.

◆"국내 인앱결제 수수료 30%, 제3자 중계 수수료 26% 징수"

그러나 국내를 비롯한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여전히 구글과 애플이 인앱결제 수수료 30%, 제3자 결제 시 중계수수료 26%를 각각 징수하고 있다고 경실련과 3개 협회는 지적했다.

국내 게임사들의 결제대행(PG) 수수료율 5~10%를 감안하면, 구글과 애플의 제3자 결제 중계수수료는 실제 31~36% 수준으로 인앱결제 수수료보다 더 높아 경제적 측면에서 외부결제를 이용할 유인이 없다는 설명이다.

또한 경실련과 3개 협회는 "인앱결제와 달리, 제3자 결제 방식을 사용할 경우 구글과 애플에 별도의 광고·마케팅 비용을 추가 부담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결국 인앱결제를 비롯한 구글과 애플의 광고·마케팅 서비스를 사실상 강제적으로 사용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경실련과 3개 협회는 국내 중소 모바일게임 P사의 재무 분석 결과를 예로 들며 "구글과 애플의 앱 마켓에서 앱 판매 수수료와 광고·마케팅 비용이 앱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용률은 연평균 55.5%로 최대 70.7%의 비용이 발생한 반면, 동기간 영업이익률은 연평균 -16.1%로 최소 -69.7%의 적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구글과 애플이 독점하는 광고·마케팅 서비스를 포함한 인앱결제든, 이를 제외한 제3자 결제 방식이든 비경제적"이라며 "이러한 독과점시장에서 국내 중소게임사의 지속가능한 성장과 생존이 불가능한 구조"라고 지적했다.

◆"국내 인앱결제 수수료율은 경쟁시장서 최대 10%로 제한해야"

경실련과 3개 협회는 이 같은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국내 인앱결제 수수료율을 4~6% 수준으로 인하하고 경쟁시장에서 최대 10%를 초과하지 못하도록 제한할 것 ▲제3자 결제 시 앱마켓사업자의 중계수수료와 국내 결제대행사 수수료를 현실화하고 소비자 선택권을 보장할 것 ▲한미 FTA 법정손해배상제에 따라 구글·애플 반독점법 판결과 동일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3배 수준의 징벌적 손해배상을 포함한 '영업보복 금지법'을 신설할 것 등을 요구했다.

경실련과 3개 협회는 "현재 불합리한 앱마켓과 플랫폼 시장구조로 인해 국내 IT산업과 중소 게임사업의 생태계는 붕괴 위기에 처해 있다"며 "지속가능한 미래 게임산업과 IT산업의 혁신성장을 위해 이번 대선 공약에 이러한 정책들을 반영하고 미국과의 통상 협상에서 적극 임해 불공정한 플랫폼 시장구조를 반드시 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