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믹스 코인의 재상폐(상장폐지)가 확정되면서 가상자산 업계에 파장이 일고 있다. 위믹스 재단은 재상폐 결정에 반발하며 법적 공방을 예고했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7일 업계에 따르면 위믹스 재단은 다음 달 2일 예정된 두 번째 상폐 결정에 대해 가처분 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다.

김석환 위믹스 재단 대표는 지난 3일 긴급 성명을 통해 "재상폐 결정을 납득하고 승복할 수 없다"며 "즉시 가처분 소송을 제기하고 법적 절차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위메이드 회장도 직접 나섰다. 위믹스가 위메이드가 추진하는 블록체인 게임 사업에 핵심이기 때문이다.

박관호 위메이드 대표이사 회장은 전날 주주서한을 통해 "모든 법적 수단을 통해 불합리한 결정(재상폐)에 끝까지 대응할 것"이라며 강경 대응 입장을 재확인했다.

박 회장은 "위믹스 가격 하락은 국내 거래소들이 아무런 법적 권한이나 실체도 없는 '닥사'라는 사적 모임을 내세워 내린 자의적이고 일방적인 야합의 결과"라며 강도 높게 비난하기도 했다.

이를 지켜보는 업계 역시 반발하고 나섰다. 중대한 사안일수록 거래소들이 일관된 상장 기준으로 공동 대응에 나서는 것이 투자자 보호를 위한 길이라는 점에서다. '거래소의 일방적 결정에 대한 피해가 투자자에게 전가되고 있다'는 박 회장 지적에 정면으로 반박하는 의견인 셈이다.

국내 대형 거래소 관계자는 "상장 및 상폐 결정은 각 거래소의 고유 권한이지만, 사안이 중요한 경우 거래소들이 의견을 합치해 공동 대응하는 것이 투자자를 보호할 수 있는 방안"이라며 "문제가 된 코인을 거래소마다 다르게 결정하는 것은 투자자에게 오히려 혼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거래소들이 닥사를 통해 중대한 사안을 협의하는 것은 금융당국이 마련한 가이드라인에도 있는 방침"이라며 "이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위믹스 측 입장은 업계에 공감을 사기 어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법적 소송으로 이어지더라도 결과가 달라지기 쉽지 않다는 관측도 나왔다.

또 다른 거래소 관계자는 "그간 법원이 거래소의 권한을 주로 인정해 왔다는 점에서 결론이 달라질 것 같지 않다는 게 업계 중론"이라며 "위믹스 입장에서 홀더들을 위해 당연한 액션을 취한 거겠지만, 거래소 간 공동 대응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강한 상황에서 오히려 혼란을 초래하는 일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지난 2022년 12월 위메이드가 닥사를 상대로 제기한 위믹스 상폐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에 대해 기각한 바 있다. 당시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가상자산 거래소가 투자자 보호 관점에서 상폐에 대한 재량권을 소유하고 있다고 인정했다.

한편 위믹스는 위메이드가 지난 2020년 발행한 가상자산이다. 국내 기업이 직접 발행한 데 이어 국내 투자자 비중이 높아 대표 K-코인으로 분류된다.

위믹스가 최근 갈등의 중심에 선 배경은 국내 가상자산 업계 사상 처음으로 재상폐 확정을 받아서다. 첫 번째 상폐는 지난 2022년 유통량 허위 공시 논란으로 결정됐다.

재상폐 불씨는 '해킹'과 '불성실 공시 논란' 등이다. 앞서 위믹스는 지난 2월 28일 해킹으로 90억원어치에 달하는 865만여개가 탈취된 바 있다. 이는 위믹스 재단이 해킹 시점으로부터 4일 뒤인 3월 4일 처음으로 공식 발표하면서 알려졌다.

원화거래소 공동협의체 닥사(DAXA)는 이에 대한 위믹스 측 소명이 충분하지 않다는 이유로 지난 2일 위믹스 재상폐를 공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