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방위산업이 사상 유례없는 호황기를 맞이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국항공우주산업(KAI), LIG넥스원, 현대로템 등 이른바 'K방산 빅4'의 수주잔액이 100조원에 육박하며, 한국 방산 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본격적인 영향력을 확대하는 모양새다. 유럽과 중동 등 세계 각국이 방위비 증액에 나서면서 한국산 무기체계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국내 방산 기업들은 이 기회를 활용해 수출 확대와 글로벌 전략 재정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내 방산 4사의 수주 잔고 94조9000억원

방산 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 주요 4개 방산 기업의 총 수주잔액은 94조9000억원에 이르며, 이는 수년간 지속적인 무기 수출과 전략적 계약 체결 결과로 풀이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31조4000억원, KAI는 24조7000억원, LIG넥스원은 20조원, 현대로템은 18조8000억원의 수주잔고를 각각 확보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3~5년간 안정적인 일감을 이미 선점하며 중장기적 성장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전체 수주잔액 중 65%가 수출 계약으로 구성되어 내수 중심이던 과거와 비교해 뚜렷한 체질 변화를 입증했다. K9 자주포와 천무 다연장로켓, 지대공 유도무기 등이 해외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으며, 유럽과 중동 지역을 중심으로 수주를 잇달아 성사시키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글로벌 방산기업 도약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최근 폴란드에 3조4000억원 규모의 K9 자주포 수출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2조3000억원 규모의 천무 로켓 계약도 성사시켰다. 이외에도 루마니아에는 1조4000억원 규모의 K9 자주포를, 사우디아라비아에는 9000억원 규모의 지대공 유도무기를 수출하면서 글로벌 방산 기업으로 확실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올해는 인도와의 2차 K9 계약 및 폴란드 크라프 자주포 차체 구성품 수출이 2분기 실적에 반영될 예정이어서 향후 실적 역시 밝은 전망을 안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러한 성과를 발판 삼아 더욱 적극적인 수출 확장 전략을 펼치고 있다.

KAI, 국산 전투기 수출로 해외 시장 공략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KF-21, FA-50 등 국산 전투기를 앞세워 세계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분기 기준 수주잔고는 24조3000억원으로, 기체 구조물 10조1000억원, 국내 사업 8조9000억원, 완제기 수출 5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필리핀에 FA-50, 중동 지역에 수리온, 인도네시아에 KT-1 수출이 지속되며 완제기 사업은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폴란드와 말레이시아 수출 역시 매출 증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글로벌 항공기 시장에서 KAI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LIG넥스원, 중동 공략 성과로 수주 폭증

유도무기 전문기업 LIG넥스원은 2022년 UAE에 천궁-II 수출 계약을 체결한 이후 수주잔고가 2배 이상 늘어나며 20조531억원에 달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매출의 6배가 넘는 수준이며, 향후 5년간 연매출의 4~5배 규모 수주잔고 유지가 기대된다.

중동 지역에서의 공격적인 마케팅과 현지 맞춤형 제안 전략이 효과를 발휘하면서, 이라크와 사우디 등 다양한 국가에서 신규 계약 체결이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LIG넥스원의 글로벌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로템, K2 전차 앞세워 전차 시장 주도

현대로템은 K2 전차를 앞세워 방산 사업을 이끌고 있다. 폴란드와의 2022년 계약으로 180대를 공급한 데 이어, 현재 820대 규모의 추가 계약을 협상 중이다. 이로 인해 수주잔고는 18조8000억원으로 늘어나며, 매출의 4.3배에 이르는 수준을 기록했다.

또한 페루에 K2 전차 수출을 추진하는 등 중남미 시장에도 진출을 모색하고 있으며, 이러한 해외 수출 확대 전략은 방산 실적 향상에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글로벌 수요 증가와 유럽 방산업체와의 경쟁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지역 불안정성으로 인해 유럽 및 주요국들은 방위비를 대폭 증액하고 있다. 이러한 환경에서 가격 경쟁력과 우수한 성능, 빠른 납기를 갖춘 K방산 제품은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그러나 이와 동시에 유럽 방산 강국들과의 경쟁도 피할 수 없게 됐다. 독일 라인메탈, 프랑스 다쏘, 영국 BAE시스템, 이탈리아 레오나르도 등 유럽 대표 방산 기업들이 막대한 자금을 바탕으로 무기 생산 역량을 확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기업들은 지역별 전략 강화와 차별화된 무기체계를 제시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수출 다변화와 글로벌 생산 확대 전략

K방산 기업들은 캐나다, 동남아, 중남미 등 신시장 개척에도 주력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은 최대 60조원 규모의 캐나다 잠수함 수주에 도전 중이며, KAI는 KF-21의 첫 수출을 위해 사우디, UAE, 필리핀 등과 소통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역별 맞춤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유럽엔 빠른 납기를, 아프리카와 중남미엔 현지 인프라 투자와 연계된 접근이 효과적이라는 분석이다. 국내 방산 기업이 세계 시장에서 장기적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선 이러한 전략적 전환이 불가피하다.

K방산 수주잔액 FAQQ. K방산 빅4의 현재 수주잔액은 얼마나 되나요?

A. 2024년 기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KAI, LIG넥스원, 현대로템의 수주잔액은 총 94조9000억원에 달합니다.

Q.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수출 비중은 얼마나 되나요?

A.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전체 수주잔액 중 약 65%가 수출 물량으로, 내수 중심 구조에서 수출 중심 기업으로 체질 개선에 성공했습니다.

Q. K방산 기업들은 어떤 전략으로 해외 시장을 공략하고 있나요?

A. 빠른 납기와 가격 경쟁력을 앞세우는 동시에, 지역별 맞춤 전략으로 유럽, 중동, 중남미 등 다양한 지역을 공략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