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 대선을 앞두고 국회·대통령실 이전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세종 부동산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아파트 거래량이 늘면서 매매가격 상승률은 4년8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신고가 거래도 나오고 있다.

4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4월 넷째 주(28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세종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49% 상승했다. 이는 셋째 주(0.23%) 대비 상승폭이 두 배 이상 확대된 것으로 2020년 8월 다섯째 주(0.51%) 이후 최고 상승률이다.

부동산원은 "다정, 새롬, 고운동 선호 단지 위주로 상승하면서 세종 전체 아파트값 상승폭이 확대됐다"고 밝혔다.

세종 아파트값 상승률은 전국 평균을 크게 웃돌고 있다. 같은 기간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0.02% 하락했다. 서울은 0.09% 올랐지만, 인천(-0.01%)과 경기(-0.02%) 등 수도권은 하락했다. 지방도 울산(0.01%)을 제외한 모든 지역의 아파트 매매가격이 하락했지만, 세종 아파트값은 전국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거래량도 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세종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1월 301건에서 2월 374건, 3월 775건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지난달(30일 기준) 거래량은 1060건으로 1000건을 넘겼다.

신고가 거래도 나오면서 국민평형으로 불리는 전용면적 84㎡ 매매가가 10억원을 넘어섰다.

국토부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세종시 나성동 나릿재마을6단지 한신더휴리저브 전용 84㎡는 지난달 19일 10억5000만원에 신고가 거래됐다. 올해 2월 같은 면적이 8억4300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두 달만에 약 2억원이 뛴 것이다.

어진동 한뜰마을6단지 중흥S클래스센텀뷰 전용 164㎡는 지난달 27일 20억5000만원에 손바뀜했다. 지난해 12월 거래와 비교하면 5000만원 올랐다.

업계에서는 6월 조기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이 앞다퉈 '국회·대통령실' 이전 공약을 발표하면서 개발 기대감 등이 반영된 영향으로 보고 있다.

부동산R114 윤지해 리서치랩장은 "주요 대선 후보를 중심으로 지역 균형 발전 공약들이 쏟아지면서 정책 이슈에 민감한 지역 위주로 가격 움직임이 차별화되고 있다"며 "특히 대통령실과 국회 이전 이슈가 세종시 일대 아파트 가격을 자극하고 있다"고 밝혔다.

세종 주택시장은 외지인 투자 비율이 높아 '천도론'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회·대통령실 이전 등을 기대하고 투자한 만큼 소요주들이 대선을 앞두고 내렸던 호가를 올리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실제 통계청이 발표한 '주택소유통계(2023년)'에 따르면 세종 주택 외지인 소유 비중은 30.5%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세종시 집값은 과거에도 천도론이 언급될 때마다 등락을 보인 바 있다. 이에 따라 과거 가격 등락에 따른 학습효과 때문에 집값 상승세가 문재인 정부 때보다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문재인 정부 시절 행정수도 이전 주장이 여당을 중심으로 나오던 2020년 한국부동산원이 조사한 세종시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누적 44.93% 상승으로 전국 1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천도론이 물밑으로 가라앉은 2021년에는 누적 -0.78%, 2022년에는 -1.26%, 2023년에는 -4.15%, 지난해 -6.46%로 꾸준히 내리막길을 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