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식량 가격이 올해 들어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발표한 4월 세계식량가격지수는 전월보다 1.0% 오른 128.3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6%나 높은 수치로, 글로벌 식량 가격이 꾸준히 오르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번 지수 상승은 곡물, 육류, 유제품 등 주요 품목군에서 일제히 가격이 오른 데 따른 결과다. FAO는 매달 곡물, 육류, 유제품, 유지류, 설탕 등 5개 식품군의 국제가격을 종합해 세계식량가격지수를 산정한다. 특히 4월은 올해 들어 세 번째 연속 상승을 기록한 달로, 국제 물가 불안에 대한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4월 식량가격지수 상승의 가장 큰 원인은 육류와 유제품, 곡물 가격의 전반적인 상승이다. 육류 가격지수는 121.6으로 전월 대비 3.2% 상승해 가장 큰 폭의 오름세를 나타냈다. 유럽연합(EU)의 수요 증가가 돼지고기 가격을 끌어올렸고, 호주와 브라질의 공급 부족으로 인해 소고기 가격도 상승했다.

유제품 가격지수 역시 전월보다 2.4% 상승한 152.1을 기록했다. 이는 버터와 치즈 등의 재고 감소와 오세아니아의 생산량 감소, 유럽의 수출 축소 등 복합적인 요인에 따른 결과다. 특히 오세아니아 지역은 계절적 영향으로 생산이 줄어드는 시기이기 때문에 전반적인 유제품 공급이 위축됐다.

곡물 가격지수는 1.2% 상승해 111.0을 기록했다. 미국의 옥수수 재고 부족과 수입 관세 정책 조정이 옥수수 가격 상승을 유발했으며, 쌀 가격은 베트남의 수확량 감소와 향미 품종에 대한 수요 증가로 인해 상승세를 보였다. 이처럼 주요 곡물 가격의 오름세는 식량 공급에 대한 불안을 자극하고 있다.

반면, 설탕과 유지류 가격은 하락세를 나타냈다. 설탕 가격지수는 112.8로 전월 대비 3.5% 하락했다. 이는 브라질의 설탕 생산량 증가와 브라질 헤알화 약세가 주요 원인이다. 브라질은 세계 최대의 설탕 수출국 중 하나로, 생산이 늘면서 국제 시장에 공급이 확대되자 가격 하락이 이어졌다.

유지류 가격도 2.3% 하락해 158.0을 기록했다. 팜유는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계절적 생산 증가로 공급이 늘면서 가격이 낮아졌지만, 대두유 가격은 여전히 강세를 보였다. 이처럼 일부 품목은 하락세를 나타냈지만, 전체적인 식량 가격의 흐름은 상승세에 무게가 실렸다.

국제 식량 가격 상승은 국내 소비자 물가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특히 수입 의존도가 높은 품목의 경우 국제 가격 상승이 원가 부담 증가로 이어지며, 소비자 가격에 반영되는 경향이 강하다. 실제로 4월 국내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기 대비 2.1% 상승해 4개월 연속 2%대를 기록했다.

외식 물가는 3.2% 상승해 지난해 3월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치킨, 분식류, 짜장면 등 주요 외식 품목이 가격 인상 행렬에 동참했고, 프랜차이즈 햄버거·죽 전문점 등도 2~3%가량 올랐다. 이로 인해 서민 부담이 더욱 가중되고 있다.

농축수산물도 높은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축산물은 4.8%, 수산물은 6.4% 상승했으며, 돼지고기는 6.8%, 국산 쇠고기는 4.2%, 고등어는 11.6% 상승했다. 채소류 중에서는 배추가 15.6%나 올라 기상 악화와 물류비 상승, 생산량 감소의 복합 영향이 드러났다.

가공식품 가격도 상승세를 보였다. 김치는 20.7%, 커피는 8.0%, 빵은 6.4% 상승해 생활 밀접 품목의 가격 부담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이러한 가격 인상은 수입 원재료 가격 상승, 인건비, 유통비용 증가 등의 요인으로 분석된다.

정부는 물가 안정을 위해 수급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할인 지원 정책을 지속할 방침이다. 그러나 이러한 단기적 조치만으로는 국제 가격발 인플레이션 압력을 온전히 막기 어렵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수입 원재료 의존도가 높은 구조적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곡물과 유제품은 수입 의존도가 매우 높은 품목으로, 가격 변동이 원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전문가들은 수입선 다변화와 비축 전략의 병행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한다. 유통업계 또한 원가 부담이 누적됨에 따라 장기적으로는 제품 가격 인상 요인이 된다고 우려하고 있다.

A.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곡물, 육류, 유제품, 유지류, 설탕 등 5대 식품군의 국제 가격 동향을 바탕으로 2014~2016년 평균을 기준치(100)로 삼아 매달 지수를 산출합니다.

A. 주요 식재료를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나라의 경우 국제 가격 상승은 원가 부담 증가로 이어지며, 이는 외식 및 가공식품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소비자 물가를 자극합니다.

A. 정부는 수급 모니터링 강화와 할인 지원 정책을 지속하고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수입선 다변화와 비축 확대 등 구조적인 대응 전략도 추진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