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질적인 인력난과 수익성 악화로 고전하던 건설업계가 인공지능(AI)와 로봇 기술로 활로를 찾고 있다. 과거 먼지와 소음 속에서 이뤄지던 건설현장은 이제 디지털 혁신의 최전선이 되고 있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3일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포천비즈니스인사이트에 따르면 지난해 39억3000만달러(약 5조6000억원)였던 글로벌 건설 AI 시장은 2032년 226억8000만달러(약 32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국내 주요 건설사들도 대응에 속도를 내고 있다. GS건설, DL이앤씨, 롯데건설, 포스코이앤씨 등은 AI를 홍보뿐 아니라 계약 관리, 통번역, 현장 관리 등 실질 업무에 폭넓게 적용하고 있다.

건설업계가 AI와 로봇에 주목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인력난이다. 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건설업 평균 진입 연령은 39.4세에 달했다. 기능인력의 84%가 40대 이상일 정도로 고령화가 심각하다. 외국인 노동자 의존도 역시 높아지고 있다. 여기에 건자잿값, 인건비 상승으로 수익성까지 악화되면서 AI를 통한 공정 최적화, 원가 분석 등 자동화 기술이 필수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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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건설은 최근 임직원 워크숍을 열고 'AI 활용을 통한 경쟁력 강화'를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허윤홍 GS건설 대표는 "AI는 피할 수 없는 흐름"이라며 "이를 따르거나 이끄는 것은 생존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내부 디지털 전환(DX)을 추진하는 한편, 롯데건설은 스타트업과의 협업에도 나섰다. AI 기반 공사 기간 산출, 시공 자동화 로봇 등 다양한 분야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공동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현장에서는 이미 로봇과 자동화 기술이 실용화되고 있다. 호주 FBR의 '하드리안X'는 거대한 로봇팔로 벽돌을 쌓고, 국내에서는 스마트 드릴링 로봇과 로봇 도장 공법이 개발돼 고층 외벽 작업에 투입되고 있다. AI가 CCTV를 통해 작업자의 안전장비 착용 여부를 실시간 감지하거나, 로봇개와 드론이 비계 구조를 3D 스캐닝하는 안전관리 기술도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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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는 통번역 등 현장 소통에서도 활용된다. GS건설은 120개 언어를 실시간 음성 인식·번역하는 '자이보이스'를 현장에 적용했다. DL이앤씨 역시 업무 플랫폼에 챗GPT 기반 자동번역 시스템을 도입했다.

건설업계는 더 이상 단순한 시공 산업에 머물지 않을 전망이다. 모듈러 공법, 디지털 트윈, 스마트시티 연계 건설 등이 확산되면서 '스마트 건설'이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잡고 있다. 전문가들은 "AI와 로봇 기술을 선제적으로 도입하는 기업만이 미래 건설 시장에서 살아남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