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와 LG유플러스가 고객 유심(USIM) 정보 유출 사고를 겪은 SK텔레콤 지원에 나선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제안에 따라 SK텔레콤에 유심 물량을 지원할 예정이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30일 업계에 따르면 KT와 LG유플러스는 SK텔레콤에 각사의 유심 물량 공급을 지원한다. 이번 유심 지원은 통신분야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먼저 KT와 LG유플러스에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보 유출 사고 이후 SK텔레콤은 고객들에게 유심보호서비스 가입 권고와 함께 유심 무상 교체 등 후속 조치를 취하고 있다.

하지만 SK텔레콤 망을 이용하는 가입자 수가 알뜰폰을 포함해 2500만명에 달하는 상황에서 SK텔레콤이 당장 자체 조달 가능한 유심은 100만개 수준이다. SK텔레콤은 6월까지 500만개를 추가 조달한다고 밝혔지만 여전히 물량이 부족하다.

이처럼 유심 재고가 부족한 가운데 2차 피해 우려로 유심 교체를 희망하는 고객들이 몰리면서 SK텔레콤 대리점 등에 긴 대기줄이 늘어서고, 온라인 예약의 경우에도 수만명의 대기 순번이 부여되는 등 고객 불편이 커지기도 했다.

이같은 문제를 보다 빠르게 해소하기 위해 정부가 나서서 다른 통신사들의 지원을 촉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유심 지원은 KT와 LG유플러스의 유심 생산 라인에서 SK텔레콤 유심을 별도 생산하는 방식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기존에 자사 유심을 생산하던 라인을 완전히 SK텔레콤 생산용으로 돌려 물량을 빠르게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양사가 보유한 유심을 직접 SK텔레콤에 제공할 수는 없다. 다른 통신사의 유심은 각사 내부 시스템에서 활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다만 KT와 LG유플러스가 유심 공급을 지원하지만 2500만명에 달하는 SK텔레콤 망 이용자 유심을 단기간 내에 모두 교체하긴 어려울 전망이다. 아무리 통신 3사가 합심해서 유심을 생산한다 하더라도 곧바로 수천만개를 생산하는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각 통신사별 유심 재고 물량도 40만개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KT와 LG유플러스가 자사 유심 생산 라인을 돌리는 형태로 SK텔레콤 지원에 나설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처럼 양사가 SK텔레콤을 배려해 유심 물량을 지원해주면서 국민 불편을 최대한 빠르게 줄이려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