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채용시장이 빠르게 얼어붙고 있습니다. 고용의 질 역시 악화일로를 걷고 있으며, 신규 채용은 7분기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비자발적 실직자는 급증했고, 생계를 위해 여러 직업을 전전하는 'N잡러'도 사상 최다를 기록했습니다. 구조적 위기의 신호가 곳곳에서 감지되며 고용시장 전반의 균열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28일 한국경영자총협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근속 3개월 미만 임금근로자 수는 2023년 1분기부터 7분기 연속 감소했습니다. 이는 기업들의 신규 채용 수요가 사실상 마비 상태에 빠졌음을 보여줍니다. 경총은 내수 부진, 보호무역주의 확산, 수익성 악화 등 복합적인 불안을 주요 원인으로 지목했습니다.

구인배수 지표가 꾸준히 하락하며 기업과 구직자 간 일자리 미스매치도 더욱 심화되고 있습니다. 작년 비자발적 실직자는 137만 3,000명으로 전년 대비 8.4% 증가했습니다. 고금리와 고물가로 인한 내수 침체, 수출 둔화가 주된 배경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특히 건설업, 제조업, 도소매업·숙박음식업 등 실물경제 전반에서 실직이 확산되면서 불안정 고용이 경제활동 인구 전반에 만연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주당 15시간 미만 근무하는 초단시간 임금근로자는 140만 6,000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이 가운데 69.7%가 기혼여성으로, 일과 가정의 균형을 위한 근로유연성 수요가 증가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그러나 경총은 플랫폼 종사자와 여러 직업을 병행하는 'N잡러' 증가가 초단시간 일자리 급증의 핵심 요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이는 안정적 정규직 일자리 부족이 양질의 근로를 어렵게 만들고, 저소득 다중노동 구조를 고착화시키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결국 노동시장 구조 전반에 걸쳐 근본적인 개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해 우리나라 전체 취업자 중 자영업자 비율은 19.8%로 사상 처음 20%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특히 30대와 40대 자영업자는 각각 3만 5,000명, 1만 2,000명 줄어들었습니다. 이는 경기 침체로 인한 폐업이 늘어난 데다, 이들이 다시 양질의 일자리를 찾기 어려운 현실이 겹친 결과입니다.
반면, 60세 이상 고령 자영업자는 2만 3,000명 증가했습니다. 양질의 일자리를 찾기 어려운 고령층이 생계유지를 위해 자영업에 뛰어드는 사례가 많아진 것입니다.

청년층의 고용 단절도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지난해 신규 대졸자 중 취업자는 7만 7,000명으로 전체의 39.5%에 불과했습니다. 취업준비자는 4만 9,000명으로, 실업자 3만 6,000명을 넘어섰습니다. 졸업을 미루거나 '좋은 일자리'가 아니면 취업하지 않겠다는 경향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이는 청년들이 일자리 자체에 대한 신뢰를 잃고 있음을 보여주며, 고용시장에 대한 근본적인 불신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이러한 흐름은 경제 전반의 활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경총은 보고서에서 채용을 억누르고 있는 노동시장 법·제도의 개혁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최저임금 안정, 노동 유연성 확대 등을 통해 민간 부문의 고용 창출 여력을 키워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다양한 계층과 상황에 맞는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 활성화, 고용 서비스와 직업훈련 체계 혁신을 통해 실직·폐업 인력의 빠른 재진입을 지원할 필요성을 언급했습니다.

이러한 변화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고용시장의 불안정은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신규 채용 감소, 초단시간 일자리 확산, 자영업 고령화, 청년층 고용 단절 등의 문제는 단기간에 해결될 수 없는 구조적 위기임을 인식해야 합니다.

현재 채용시장 한파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민간이 함께 고용시장 개선에 나서야 합니다. 특히 노동 유연성 강화, 고용 창출 환경 조성, 고용 서비스의 내실화가 절실합니다.
또한, 직업훈련과 재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노동자들의 역량을 강화하고, 변화하는 산업구조에 적응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궁극적으로는 단기적 처방에 그치지 않고, 노동시장 구조 전반을 혁신하는 노력이 병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를 통해 고용시장에 다시 활력을 불어넣고, 경제 전반의 활력을 회복하는 길로 나아가야 합니다.

A. 내수 부진, 보호무역주의 확산, 기업 수익성 악화 등 복합적인 경제 불안정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됩니다.

A. 안정적인 정규직 일자리 부족과 플랫폼 종사자, 다중 직업 병행 현상인 'N잡러' 증가가 주된 요인입니다.

A. 노동시장 법·제도 개선,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 확대, 고용 서비스 및 직업훈련 체계 혁신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