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서울 주택 시장에서 월세 계약 비중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전셋값 상승과 금리 부담, 전세사기 여파로 전세 계약이 빠르게 월세로 전환되고 있습니다. 최근 몇 년간의 흐름을 보면 이러한 변화는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구조적 전환으로 보인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올해 1분기(1∼3월) 서울에서 확정일자를 받은 주택 임대 계약은 총 23만3958건에 달했습니다. 이 가운데 월세 계약은 6만2899건으로 전체의 64.6%를 차지하며 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서울 임대차 시장에서는 10건 중 6.4건이 월세 또는 보증부 월세 계약으로 나타난 것입니다.
이 같은 수치는 2014년 대법원이 확정일자 정보를 체계적으로 집계하기 시작한 이후 가장 높은 수치입니다. 특히 최근 몇 년 동안 월세 비중 상승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서울의 월세 전환 속도는 놀라운 수준입니다. 2021년까지만 해도 연평균 40%대였던 월세 비중은 2022년과 2023년에 각각 53%, 56%로 상승했습니다. 지난해에는 평균 60.3%까지 치솟으며 전세시장 구조 변화를 예고했습니다. 분기별로 보면 지난해 2분기 59.1%에서 3분기 60.3%, 4분기 61.2%로 꾸준히 증가했으며, 올해 1분기에는 65%에 육박했습니다.
이러한 급격한 변화는 서울 주택 시장의 전반적 흐름을 반영하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서울에서 월세 전환이 가속화된 배경에는 몇 가지 요인이 있습니다. 첫째는 공급 부족에 따른 전셋값 상승입니다. 2∼3년 전 역전세난은 다소 진정됐지만, 전세 매물 감소와 함께 전셋값은 꾸준히 오름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여기에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와 은행 대출 금리 인하가 기대보다 늦어지면서, 인상된 보증금을 감당하지 못한 세입자들이 월세로 전환하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특히 아파트 시장에서도 월세 전환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강동구 고덕동의 한 중개사무소 대표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전세 대출이 원활하지 않았고, 금리 인하 효과도 제한적이어서 아파트 월세 거래가 급증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빌라, 다세대, 연립주택의 경우 전세사기 사건 이후 고액 보증금을 기피하는 경향이 뚜렷해졌습니다. 이에 따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가입 기준 강화도 월세 전환을 부추기는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빌라 매매가격이 하락하면서 보증 가입 기준(공시가격의 126%)을 충족하기 위해 보증금을 낮추고 일부를 월세로 전환하는 경우가 늘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은 특히 젊은 층을 중심으로 선호도가 높아진 월세 계약 증가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서울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도 월세 비중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올해 1분기 기준으로 월세 비중이 가장 높은 지역은 제주도로, 무려 80%에 달했습니다. 대전(68.5%), 울산(68.0%), 부산(66.5%) 등도 서울보다 높은 월세 비율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지역별로도 전세에 대한 불안 심리가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다만, 서울은 대규모 인구와 다양한 주택 유형이 혼재해 있는 만큼 전세와 월세 간 균형이 더 복잡하게 움직일 것으로 보입니다.

시장 전문가들은 4월 들어 전세 시장이 계절적 비수기에 접어들면서 거래가 감소하고 있다고 분석합니다. 이에 따라 일부 집주인들은 급한 사정으로 인해 보증부 월세 일부를 전세로 전환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전반적인 흐름은 여전히 월세 확산 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습니다.
장기적으로 임대차 시장의 월세화는 계속 진행될 것이며, 이는 향후 주거 비용 부담과 주택 시장 전반에 걸쳐 큰 변화를 가져올 전망입니다.

A. 전셋값 상승, 금리 부담, 전세사기 사건 등의 복합적 요인이 서울 월세 비중 급증을 초래했습니다.

A. 일부 급한 집주인을 중심으로 보증부 월세를 전세로 돌리는 사례가 있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월세 전환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A. 제주도가 80%로 가장 높으며, 대전, 울산, 부산 등도 서울보다 높은 월세 비중을 보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