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전세대출 보증 기준을 강화하면서 무주택 서민들의 주거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보증 한도를 줄이고 차주의 상환 능력을 반영하는 방식으로 대출 심사를 강화할 계획이지만, 이에 따라 전세대출 금리 인상과 대출 승인 축소가 예상돼 서민들의 주거 안정이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반면, 전세대출 보증 축소가 시장 정상화와 부동산 리스크 관리에 기여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국토교통부는 9일 "올해 1분기부터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전세대출 보증 비율을 기존 100%에서 90%로 축소하고, 하반기부터는 차주의 소득과 기존 대출을 반영해 보증 한도를 차등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전세대출이 지나치게 확대되면서 부채 위험이 증가하고 있다는 판단에서 나온 조치다.

현재 세입자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주택금융공사(HF), 서울보증보험(SGI) 중 한 곳에서 보증을 받아 전세대출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정부는 이 보증 한도를 줄이고, 대출 심사를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수도권의 경우 4억 원, 지방은 3억 2000만 원까지 보증하던 기존 기준도 조정될 가능성이 크다.

전세대출 보증이 축소되면 은행은 대출 리스크를 고려해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높다. 특히 다세대·연립주택 등 빌라 전세대출 승인 기준이 더욱 까다로워질 전망이다. 이는 월세 전환을 유도할 수 있어 서민들의 주거 부담을 증가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서울에 거주하는 직장인 이 모 씨(34)는 "전세대출이 없으면 월세를 감당하기 어려운 사람들이 많다"며 "대출 한도가 줄면 결국 월세로 몰릴 수밖에 없고, 이는 서민들에게 더 큰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권에서는 대출 심사가 강화되면 저소득층이나 자영업자들의 대출 문턱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보증 한도가 줄어들면 은행도 대출 심사를 더욱 강화할 수밖에 없다"며 "신용등급이 낮거나 소득이 불안정한 차주들은 전세대출을 받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세대출 보증 축소가 부동산 시장 안정화에 기여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전세대출이 전셋값을 인위적으로 끌어올리고, 갭투자를 조장하는 요인이 되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전세대출이 증가하면 전세 수요가 늘어나고, 이는 다시 전셋값을 상승시키는 악순환을 초래한다"며 "보증 기준을 강화하면 시장이 점차 정상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연구원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전세대출 보증이 3.8% 증가하면 전셋값은 8.21% 상승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정부는 전세대출이 부동산 시장 불안 요소로 작용하지 않도록 규제를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전세대출 조정이 필요하다는 점에는 공감하지만, 무주택 서민들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전세대출이 줄어들면 월세로 전환되는 세입자가 늘어나면서, 월세 시장 불안이 가중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 금융 전문가는 "전세대출 보증 기준이 강화되면 대출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증가할 것이고, 이는 월세 시장을 불안정하게 만들 수도 있다"며 "무작정 규제를 강화하기보다 서민을 보호할 수 있는 정책적 지원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소득이 낮거나 기존 대출이 많은 경우 보증 한도를 줄이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지만, 무주택 서민들의 주거 안정성을 저해하지 않도록 세심하게 제도를 설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A. 정부는 2024년 1분기부터 HUG의 전세대출 보증 비율을 기존 100%에서 90%로 낮추고, 하반기부터는 차주의 소득과 기존 대출을 반영해 보증 한도를 조정할 계획입니다.

A. 보증 한도가 줄어들면 은행들이 대출 리스크를 반영해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특히, 다세대·연립주택 등 빌라 전세대출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A. 무주택 서민들은 정부의 지원책을 면밀히 살펴보면서, 월세와 전세의 장단점을 비교해 대출 가능성을 검토해야 합니다. 또한, 금리 변동에 따른 재무 계획을 철저히 세우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