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박종훈 기자]지역 경기 침체에 따라 BNK부산은행(은행장 방성빈)의 실적이 기를 펴지 못하고 있다.지방은행 중에선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당기순이익이 전년대비 유일하게 후퇴했으며, 은행권 전반을 놓고 봐도 주가연계증권(ELS) 사태 여파로 일회성 비용이 증가한 KB국민은행·SC제일은행을 제외하면 유일하다.

2024년 3분기 기준 누적 당기순이익은 3847억원으로 2023년 3분기 3930억원에 비해 2.1% 줄었다. 부산은행과 함께 BNK금융그룹의 주요 계열사인 경남은행이 2392억원에서 2908억원으로 21.6% 신장한 것과 대비된다.

3분기까지 누적 조정영업이익은 1조1420억원에서 1조1730억원으로 2.7%가 늘었으나, 판매관리비와 충당금전입액은 12.0%늘어났다. 판매관리비는 5058억원에서 5325억원으로 267억원이 증가했고, 충당금전입액은 1543억원에서 2065억원으로 522억원 증가했다.

지난 2022년 말 피크를 찍은 부산은행의 순이자마진(NIM) 지표와 이자이익은 2023년 꺾이기 시작해 이를 회복하지 못하고 정체된 상태다.

이는 크게 두 가지 영향을 받은 탓이다. 우선 다른 은행과 마찬가지로 통화정책 변화 영향이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리며, 금리 상승기 초반에는 대출금리가 예금금리보다 빠르게 오르며 순이자마진이 개선됐지만, 이후 예금금리도 뒤따라 오르며 마진이 축소된 탓이다.

보다 직접적인 타격이었던 것은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과 관련한 여파다. 2020년 말 1.4조원 수준이던 부산은행의 부동산 PF 익스포저는 수익성이 꺾이기 시작한 2023년 초 4.7조원까지 치솟는다. 2022년 1분기와 비교해서도 42.3%가 급증했다.

이후 지금까지 부동산 PF 대출에 대한 규제와 관리가 강화됐고, 부동산 시장이 위축되며 관련 대출이 줄어들었다.

또한 리스크 관리를 위해 충당금 적립이 늘어나며 영업이익증가가 제한됐다. 나아가 지역 경기침체와 관련한 리스크로 부실채권이 증가하면서 수익성만이 아니라 건전성 관리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2023년 3분기 0.27%이던 부산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2024년 1분기 0.44%로 높아졌고, 2분기에는 0.74%까지 치솟았다. 3분기에 상승세를 억누르긴 했으나 0.73%였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이 0.2~0.3% 수준이며, 지방은행과 비교해도 경남은행이 0.39%, 광주은행이 0.56%, 대구은행에서 시중은행으로 전환한 iM뱅크가 0.65%, 전북은행이 0.68%인 것과 대비된다. 부산은행의 연체율 추이도 2022년 1분기 0.2%에서 2024년 3분기 0.67%까지 상승한다.

이에 부산은행은 상각과 매각으로 부실채권 정리에 적극 나서고 있다. 2024년 3분기 부산은행은 기업여신 553억원, 가계여신 93억원 등 680억원을 상각 처리했고, 기업 701억원, 가계 73억원 등 775억원을 매각했다. 2분기에도 총 상각액은 224억원, 총 매각액은 1164억원에 달했다.

지난 17일 방성빈 은행장을 비롯해 경영진과 관리자 250여명이 참석한 2025년 상반기 부산은행 경영전략회의에선 이와 같은 실정을 감안해 과거 자산성장 중심의 영업방식에서 벗어나 수익기반의 질적성장을 이루는 영업방식으로 전환이 절실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구체적으로는 개인고객그룹과 기업고객그룹을 신설해 차별화된 고객중심 영업 추진과 고객관리 프로세스를 빠르게 정착시킨다는 목표다.

비단 부산은행만이 아니라 우리나라 지방은행들은 공통적인 문제점을 안고있다. 우선 시중은행에 비해 자산 규모가 매우 작기에 이를 불리는 방식의 경영이 주였다. 그러나 최근 저성장 추세로 돌아섰으며 은행 산업 전반에서 비중이 계속 줄어들고 있는데, 한국금융연구원 이병윤 선임연구위원은 이는 곧 "지방은행이 쇠퇴기를 맞고 있다"고 설명하기도 한다.

아울러 시중은행에 비해 지역밀착형 관계형 금융을 제공하는 특성이 있는 지방은행은 생산성 역시 낮다. 특히 최근엔 영업점 없이 모바일 서비스만 제공하는 인터넷전문은행이 새 경쟁자로 대두됐다.

우리나라 경제 전반은 저성장 추세로 접어들었는데, 이는 특히 지방과 수도권의 온도차가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10년과 2011년의 경우 지방 경제의 성장률이 수도권보다 높았다는 점과 대비된다.

이와 함께 인구구조 변화 역시 지방은행에 있어 악재다. 강력한 수도권 억제정책에도 불구하고 2020년부터 수도권의 인구가 지방보다 많으며, 아예 국가전체 인구는 감소 추세로 돌아섰다.

앞서 언급한 새로운 경쟁자 '인뱅'은 비용 차원에서만이 아니라 소비자들의 은행서비스 이용 패턴이 변하였음을 보여준다. 지역민들의 호감과 충성도를 기반으로 영업해 온 지방은행은 큰 도전을 맞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