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비상계엄 선포와 해제 이후, 국내 금융업종이 외국인 투자자들의 대규모 매도세에 휘청이고 있다. 정치적 혼란과 이에 따른 불확실성으로 금융업종이 타 업종에 비해 더욱 큰 타격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4일부터 6일까지 KRX은행지수는 8.31%, KRX보험지수는 7.73%, KRX증권지수는 6.01% 하락했다. 이는 같은 기간 KRX300지수의 하락폭(2.89%)에 비해 최대 세 배 이상 큰 낙폭이다.

이 기간 외국인 투자자는 유가증권시장에서 총 1조85억 원을 순매도했으며, 이 중 약 70%에 해당하는 7,096억 원이 금융업종에 집중됐다. 외국인 투자자의 금융업종 지분율은 3일 37.19%에서 6일 36.12%로 1.07%포인트 감소하며 전체 업종 중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했다.

4대 금융지주 중 외국인 보유 비중이 높은 KB금융은 3일 78.14%에서 6일 77.19%로 1%포인트 감소하며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 신한금융은 61.09%에서 60.62%, 하나금융은 68.29%에서 68.14%, 우리금융은 46.11%에서 45.84%로 각각 감소했다.

주가 하락폭도 컸다. KB금융 주가는 같은 기간 15.7% 급락했으며, 신한금융은 9.0%, 하나금융은 7.9%, 우리금융은 5.9% 하락했다. 외국인 이탈이 금융업종 주가 하락을 가속화했다는 분석이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정치적 혼란으로 정부의 주주환원 확대 정책 이행에 대한 의구심이 커졌다"며 "이로 인해 외국인 투자자들이 금융업종 비중을 줄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외국인의 매도세가 과도한 반응이라고 평가한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주가 하락이 이어졌지만, 정부의 밸류업 정책이 백지화될 가능성은 낮다"며 "현재 하락은 오히려 저가 매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JP모건 역시 최근 보고서에서 한국 금융주의 단기 하락을 "재진입 시점"으로 판단하며, "현 주가 수준은 지나치게 낮다"고 평가했다. 다만 정치적 혼란이 장기화되면 투자 심리 회복에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비상계엄 사태는 전체 증시에 악영향을 미쳤다. 지난 4일부터 6일까지 코스피와 코스닥에서 52주 신저가를 기록한 종목 수는 953개에 달했으며, 이는 같은 기간 52주 신고가를 기록한 종목 수(30개)의 약 32배에 이른다.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 전체 상장 종목의 약 36%가 신저가를 기록한 것이다.

금융업 외에도 보험업(-0.60%포인트), 철강·금속(-0.37%포인트), 증권업(-0.26%포인트) 등 주요 업종에서 외국인 지분율이 하락하며 정치적 불확실성이 증시 전반에 영향을 미쳤다.

A. 비상계엄 사태 이후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정부의 주주환원 정책 이행에 대한 의구심이 확산되었고, 이에 따라 외국인 투자자들이 금융업종 비중을 줄인 것으로 보입니다.

A. 보험업, 철강·금속, 증권업 등에서도 외국인 지분율이 감소했으며, 정치적 불확실성이 이들 업종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A. 일부 전문가들은 현 수준의 하락이 과도하다고 보고, 저가 매수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고 분석합니다. 그러나 정치적 혼란이 지속되면 변동성이 계속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