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권현원 기자] 국내 캐피탈사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관련해 수익성·건전성 저하 추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특히 익스포져·위험도가 큰 회사 중심으로 신용도 하락압력이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26일 나이스신용평가(나신평)는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나이스 크레딧 세미나(NICE CREDIT SEMINAR) 2024'를 개최하고 캐피탈사의 '부동산 익스포져 및 건전성에 따른 등급변동 가능성'에 대해 짚어봤다.

김성진 NICE신용평가 금융평가본부 수석연구원은 "최근 캐피탈사는 수익성과 건전성 모두에서 저하 추세를 보이고 있는데 이는 부동산PF 영향이 크다"며 "나이스신용평가가 평가하고 있는 21개 회사 합산을 기준으로 2022년도 3조5000억원에 달했던 순이익이 2023년에는 2조9000억원으로 줄었다"고 평가했다.

건전성 지표 역시 2021년을 기점으로 악화되고 있었다. 올해 6월 말 기준 요주의이하여신 비율과 고정이하여신 비율 모두 2021년 말 대비 2배 이상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5월 금융당국은 부동산 PF의 '질서있는 연착륙'을 위한 정책 방향을 발표했다. 2022년 하반기부터 추진해온 대책을 보완·확대했으며, 부동산PF에 대한 사업성 평가기준이 강화돼 2024년 6월말 부동산PF 대출에 대한 사업성 평가가 이뤄졌다.

사업성 평가기준 강화가 실적에 미친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판단했다. 이는 금융당국의 관리 강화가 사전에 미리 제시되면서 일부 캐피탈사의 경우 건전성 개선 작업을 이미 했고, 선제적으로 충당금 적립에 나섰기 때문이다.

다만 회사별로는 수익성·건전성에서차별화가 나타났다. 전체적으로는 양호해 보일 수 있겠지만 개별 회사 간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김 수석연구원은 "평가기준 강화의 영향이 업권 전체적으로는 감내가 가능하겠지만 개별 회사별로는 수익성·건전성 차별화가 크다"며 "전체적으로는 결국 손실을 흡수하고 건전성 개선도 이뤄지겠지만 이 과정에서 익스포져와 위험도가 큰 회사들은 신용도 하락 압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에 나신평은 부동산PF가 자본 대비 과중하고 건전성이 악화된 캐피탈사를중점 모니터링 대상으로 선정했다. 자본 대비 부동산PF가 100%를 상회하는 회사를 '주의' 모니터링(1단계) 대상으로, 이 중 요주의이하여신 비율이 10% 이상인 경우 2단계인 '중점' 모니터링 대상으로 선정했다.

중점 모니터링 대상으로는DB·메리츠·신한·한국·한국투자캐피탈 등 5개사가 선정됐다. 선정된 회사 중 AA급은 신한 1개사였으며 나머지는 A급 이하다.

김 수석연구원은 "중점 모니터링 대상 회사들의 수익성이 최근 빠르게 저하됐다"며 "대손준비금조정ROA 기준으로 상반기 2단계 모니터링 회사들의 수익성이 크게 낮아져서 ROA가 0%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조정ROA는 자본 차감으로 반영된 대손준비금을 손익에 반영한 ROA다.

이어 "충당금 적립도 다소 작아 향후 자산 매각 등을 진행할 경우 타사 대비 더 큰 추가 손실이 발생할 수 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