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신연수 기자]이차전지 양극재 기업 코스모신소재 이사회가 다양성과 전문성이 부족하고 이익에도 주주환원정책은 미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기차 산업의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여파에도 동종 업계에서 실적 성장을 이어왔으나, ESG경영까지는 갈 길이 멀다는 평가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2023년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 따르면 코스모신소재의 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율은 26.7%에 불과했다. 총 15가지 항목 중 4가지만 준수했는데, 주주 분야에서 △주주총회 4주 전 소집 공고 실시 △전자투표 실시 △주주총회 집중일 이회 개최 감사기구 분야에서 △내부감사기구 회계 또는 재무전문가 존재 여부 등을 지켰다.

반대로 이사회 분야는 하나도 지키지 않았다.

코스모신소재 이사회는 사내이사 5명과 사외이사 3명으로 구성돼 있으며, 이들 모두 60~70년대생 남성으로 확인됐다.

금융당국은 다양성을 위해 단일성(性)을 비롯해 단일국적을 피하라고 권고한다. 그러나 회사는 성별 규정 특례 적용 기업이 아니며, 이사회의 전문성, 책임성을 확보하기 위해 자격에 맞는 후보자를 선정하면서 다양성을 확보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홍동환 대표가 이사회 의장을 겸직하고 있어 독립성도 확보하지 못했다. 회사 측은 "대내외 경영 환경에 대한 영향이 상당한 회사의 특수성을 고려해 사업에 대한 전문성이 높게 요구돼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게 됐다"고 밝혔다.

이사회 전문성도 아쉽다. 홍동환 대표는 경영총괄을 안성덕, 김창수, 신동구, 박형철 사내이사도 경영을, 이종령 사외이사는 회계, 선양국 사외이사는 화학공학, 최동열 사외이사는 법률 전문을 맡고 있었다.

회사 내 내부통제정책도 마련하지 않았다. 코스모신소재는 전사적인 위험을 체계적으로 인식하고 관리하는 정책을 마련하지 않았고, 준법경영 관련 준법지원인을 선임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만 경영진과 임직원이 정해진 법과 규정을 준수해 회사경영을 적정하게 수행하기 위해 외부 법률전문가에게 자문을 구하고 있으며, 이사회 구성원으로 법률 전문 사외이사를 선임해 경영활동의 법률 준수 사항에 대해 감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 최고경영자 승계 정책을 마련하지 않았으며, 집중투표제도 채택하지 않았고, 기업가치 훼손 또는 주주 권익 침해에 책임이 있는 자의 임원 선임을 방지하기 위한 정책도 수립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독립성을 확인할 수 있는 감사기구 분야는 4가지 항목 중 3가지를 지키지 않았다.

금융당국은 독립적인 내부감사부서의 설치를 권고한다. 코스모신소재도 이 권고에 따라 감사위원회를 설치했으나, 지원조직의 독립성을 확보하지 못했다. 사측은 "감사지원 조직을 운영하고 있지만, 감사지원 조직 인력에 대한 감사위원회의 임명 동의 권한이 명확하게 규정돼 있지 않다"고 전했다.

또 내부감사기구가 경영 관련 중요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절차도 없었다. 이에 대해 코스모신소재는 "감사위원회는 직무를 수행하기 위해 필요한 사내 모든 자료를 요구할 수 있지만, 제재 규정을 정해놓진 않았다"며 "향후 내부 규정에 내부감사기구 정보 접근 절차에 대한 규정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 외에 내부감사기구가 경영진의 참석 없이 외부감사인과 함께 분기별 1회 이상 회의를 개최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는데,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을 최소화하기 위해 서면 회의로만 진행했다는 해명이다.

더불어 주주 권익을 엿볼 수 있는 지표도 그리 좋지 않았다.

코스모신소재는 2020년부터 18개 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올해 2분기 매출액 1854억원, 영업이익 69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각각 51.8%, 31.0% 성장했다.

국내 양극재 업계가 작년 4분기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는 상황에도 동종업계에서 유일하게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하고, 올해 들어서도 유일하게 1, 2분기 모두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현금 배당을 따로 하지 않았고, 배당 정책 및 실시 계획을 연 1회 이상 주주에게 통지하지 않았으며, 이를 포함한 주주환원정책을 수립하지 않았다.

회사는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고 지속적인 성장을 목표로 시설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코스모신소재는 지난해 6월부터 진행하고 있는 이차전지용 양극활물질설비 연산 10만t(톤) 확보를 위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으며, 현재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투자가 끝나면 수조 원의 매출이 가능한 체제가 완료되고, 북미, 유럽 등 해외 진출도 검토하고 있다.

이에 따라 회사는 당분간 배당은 실시하지 않을 예정인데, 이를 "더 큰 주주환원을 위한 유예"라고 표현했다.

코스모신소재는 "이차전지산업은 기술 발전과 시장 수요의 급증으로 인해 급격히 성장하고 있는 분야"라며 "이는 단기적으로 배당을 통한 직접적인 주주환원 지연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회사의 가치와 수익성을 극대화해 더 큰 주주환원을 실현할 수 있는 전략적 결정"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현재의 투자 활동이 장기적으로 주주가치를 증대할 것이라 확신한다"며 "향후 회사의 이익 규모 미래 성장을 위한 투자 계획, 재무구조 등 경영환경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균형 있는 배당을 실시하고, 중장기 주주환원정책을 수립해 주주에게 알리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