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매거진 권보경 기자]?창원시가 시정 운영을 비판해 온 출입기자에 대해 경찰 수사를 유도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공권력에 의한 언론 통제 시비가 불거지고 있다.

특히, 시는 관련 사실을 부인하고 있으나, 경찰은 "창원시로부터 첩보를 받았다"고 시인해 시의 해명이 도리어 의혹을 키우는 양상이다.

해당 언론 기자에 따르면 사건의 발단은 지난해 9~10월 무렵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창원시는 지역 언론사 소속 A 기자가 시청 공무원들에게 협박과 금품 갈취를 시도했다는 내용의 첩보를 경찰에 제공했다.

해당 첩보는 창원중부경찰서에 공식 전달됐고, 이에 따라 경찰은 시청 소속 공무원 10여 명을 불러 조사에 나섰다.

그러나 조사 결과, 첩보 내용은 사실과 현저한 차이가 있었고, 경찰은 곧바로 내사를 종결했다. 수사 기관의 판단은 분명했다. "범죄 혐의를 인정할 만한 근거가 없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사와 동시에 벌어진 후속 조치들은 묘한 기시감을 남긴다.

해당 기자는 이후 창원시로부터 ▲보도 기사에 대한 잇단 언론중재위 제소, ▲지역 단체를 통한 명예훼손 고발, ▲시정 홍보자료 스크랩 중단, ▲시 관련 광고 전면 차단, ▲해당 언론이 주관해 온 체육대회 예산 전액 삭감 등의 연속된 '불이익'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는 비판 언론에 대한 의도적 불이익이자, 사실상의 '언론 길들이기'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는 시각이 설득력을 얻는 배경이다. 해당 기자는 "창원시가 수사기관을 압박해 기자를 협박범으로 만들려 했다"고 공개 반발하며, 법적 대응을 시사하고 있다.

공무원이 직무와 무관한 민간인을 대상으로 수사 첩보를 제공하는 것은 명백한 권한 남용이라는 게 법조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형법 제123조는 '공무원이 직권을 남용하여 타인의 권리행사를 방해한 때'를 직권남용죄로 처벌토록 하고 있으며, 이는 표현의 자유 침해로도 이어질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다.

창원시 측은 "해당 기자에 대해 수사를 의뢰하거나 청탁한 사실이 없다"며 관련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그러나 경찰은 "창원시로부터 정식 첩보를 받고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혀, 누군가 시청 내부에서 첩보를 제공했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로 확인됐다.

지역 사회의 우려도 깊어지고 있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이 사안은 단순한 기자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 언론 전체에 대한 경고와 압박으로 읽힌다"며 "지방정부가 권한을 앞세워 언론을 통제 대상으로 인식한다면, 지역 민주주의는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을 두고 지방정부의 공권력 행사와 언론 자유 사이의 충돌로 보고 있다.

특히 지자체와 언론의 건강한 긴장관계를 무너뜨리는 시도는 공직사회의 중립성과 시민의 알 권리를 동시에 훼손한다는 점에서 결코 가볍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번 사건의 진실은 명확하다.

경찰이 "수사할 이유가 없다"며 사건을 종결한 이상, 남은 과제는 이 사안이 누구의 판단과 지시에 의해 시작됐는지를 밝히는 일이다.

민주주의는 공권력이 아닌 견제에 의해 지탱된다. 창원시의 '첩보 제공'이 정당한 행정 행위였는지, 아니면 비판 언론을 제거하려는 부당한 권력 행사였는지, 그 실체적 진실은 반드시 드러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