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각종 여론조사 지표상 1위를 이어가고 있지만 민주당 선대위 내부는 긴장감을 늦추지 않는 모습이다. 낙관론이 확산하면 투표율이 낮아지거나 상대 진영 결집 움직임이 나타날 수 있다는 판단에서 막판 지지층 결집에 나서는 분위기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민주당 내부에서는 이재명 후보가 앞서고는 있지만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 지지율이 올라가 격차가 좁혀질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보수 지지층이 결집할 수 있고, 김문수 후보와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간 극적 단일화를 이루면 '박빙 구도'가 형성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여론조사 전문 회사 한국갤럽이 20∼22일 3일간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5월 4주차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응답률 17.8%) 결과에 따르면 이재명 후보 45%, 김문수 후보 36%,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 10%로 나타났다. 이재명 후보와 김문수 후보의 지지율 격차는 한자릿수인 9%포인트로 줄었다.

민주당 선대위는 여론조사 결과가 실제 민심과는 다를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으며 대응에 나섰다. 천준호 선대위 전략본부장은 "김 후보 지지도는 (국민의힘) 정당 지지도 흐름에 수렴하는 추세로 이어질 것"이라며 "그 과정에서 동시에 주목해 봐야할 것이 보수층 과표집 현상"이라고 했다.

민주당의 막판 대선 전략은 '1위 수성'에 맞춰져 있다. 당 지도부는 최근 예상 득표율이나 낙승을 언급하지 말라는 '낙관론 경계령'을 내렸다. 박찬대 상임총괄선대위원장은 지난 20일 캠프 구성원들에게 문자와 SNS를 통해 "예상 득표율, 낙승 언급 시 징계를 포함해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고 공지했다. 이 후보도 지난 21일 인천 남동구 유세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일부 언론이 '60% 득표' 운운을 하면서 일종의 역결집을 유도하고 있다"며 대선 낙관론을 경계했다.

민주당은 단일화에 대한 경계도 하고 있다. 이 후보는 지난 23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문수 후보와 이준석 후보간 단일화와 관련해 "이준석 후보는 결국 내란 세력과 단일화에 나서지 않을까 예측이 된다"며 "후보 입장에서야 언제나 최선을 다할 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결국 우리 국민들께서는 내란 세력과 헌정수호 세력 중에 선택하실 것으로 믿는다"라고 말했다.

공약 부문에서도 논란이 될 만한 부분을 없애려고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후보는 지난 2022년 대선 당시에는 투표일 보름 전에 정책 공약집을 공개했지만, 이번에는 이날까지도 공약집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대선 공약에서 큰 틀의 총론적 방향만 제시하고 구체적인 목표와 수치도 없앴다. 검증 리스크를 줄이려는 차원이다.

민주당은 특히 '내란 심판론'을 재차 부각하고 있다. 이 후보는 지난 20일 경기 의정부 지역 유세에서 "(대선일인) 6월 3일은 압도적인 승리의 날이라고 하면 안 되고 압도적인 응징의 날"이라고 했다. 지난 22일에는 경남 양산 유세를 통해 "확실하게 책임을 물어 그들을 심판해 결코 그것(비상계엄)이 다시 시도해서는 안 될 일이라는 것을 대못박아 주자"라고 했다.

민주당은 '방심은 금물'이라는 내부 기조 속에 투표율 제고 방안도 고심하고 있다. 보수 지지층 결집에 대비한 진보 지지층 투표 독려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후보도 최근 페이스북 글을 통해 "투표하지 않는 민주주의는 12·3 계엄에 눈 감고 침묵하는 불의와 다를 바 없다"며 투표 참여를 당부했다.

기사에 인용된 한국갤럽 여론조사는 이동통신 3사가 제공한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무작위로 추출해 전화조사원이 직접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