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우리뉴스) 송민교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자신의 대표 정책 브랜드인 '기본사회'를 다시 전면에 내세웠다. 소득, 주거, 돌봄, 의료, 교육 등 삶의 전 영역에서 국가의 책임을 강화해 국민 누구나 기본적인 삶을 누릴 수 있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후보는 22일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 기본적인 삶은 국가 공동체가 책임지는 사회, 기본사회로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기존의 단편적인 복지 정책을 넘어, "구멍이 있는 사회 안전망을 넘어 빈틈이 없는 두툼한 안전매트를 깔겠다"는 표현으로 기본사회 비전의 방향성을 제시했다.

이번 공약의 핵심은 정부 부처에 흩어진 복지 정책을 통합 조정할 '기본사회위원회' 신설이다. 이 기구는 기본사회 실현을 위한 비전 수립, 정책 조정, 효과 평가를 전담하게 된다. 더불어 민간기업·시민사회·협동조합 등과 협업 체계를 구축해 정책의 실행력과 지속 가능성을 높이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이 후보는 생애주기별 소득 보장 체계를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아동수당 지급 대상을 확대하고, 청년의 자산 형성을 위한 '청년미래적금' 도입, 주택연금 확대, 농어촌 주민수당과 햇빛·바람 연금 도입 등이 그 예다. 특히 햇빛·바람 연금은 재생에너지 수익을 지역화폐로 환원하는 방식으로, 기본소득의 실험적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주거 분야에서는 고품질 공공임대주택 공급 확대와 함께 세대통합형 주택, 어르신 공동체 주택 조성을 공약했다. 의료와 돌봄 영역은 '사회가 함께 책임지는 시스템'으로 전환하겠다는 방침이다. 공공의료 인력 확충, 주치의제 도입, 돌봄 일자리 확대 등도 추진된다.

노동정책에서도 변화를 예고했다. 실노동시간 단축을 위한 주 4.5일제 단계적 도입과 정년 연장 사회적 논의가 포함됐다. 고용형태나 소득 수준에 상관없이 고용보험과 육아휴직을 적용하고, '아프면 쉴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는 상병수당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 후보는 "기본사회는 단순한 소득 분배를 넘어, 주거·의료·돌봄·교육·공공서비스 전반에서 실질적인 권리를 보장하는 새로운 사회계약"이라며 "이를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기반을 다지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구상은 기존의 기본소득 공약에서 한 발 더 나아간 것이다. 이 후보는 지난 대선에서 전 국민 보편 기본소득을 내걸었지만, 이번에는 특정 계층을 중심으로 소득 보장을 다각화했다.

한편, 이 후보는 이날 오후경남 양산 유세 현장에서 기본사회 실현을 위한 재원 조달 방안으로 공공펀드를 제안했다. 그는 "첨단기술 발전으로 고용이 줄어들면 막대한 재정이 필요할 텐데, 이를 반드시 조세로만 감당할 수는 없다"며 "외국의 테마섹처럼 공공펀드를 통해 수익을 확보하고, 국민 복지를 지원하는 방식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또한 대규모 민관투자가 필요한 첨단 산업 분야에서 국민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민간과 공공이 함께 투자해 성장의 몫을 나누는 길이, 조세 부담만으로 복지를 해결하지 않는 하나의 대안"이라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성장과 분배는 동전의 양면"이라며 "지금은 회복과 성장에 집중해야 하지만, 분배를 경시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극단으로 나뉜 정치 지형에 대한 우려도 덧붙였다. "성장이 있으면 분배가 있고, 분배가 있어야 또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하다"며 상생을 위한 접근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