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문재인 전 대통령을 뇌물 혐의로 기소하면서 문 전 대통령이 딸 다혜씨 부부에게 직접 이상직 전 의원의 자금지원 계획을 전달했다는 내용을 공소장에 적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문 전 대통령 측은 황당한 소설이라고 일축했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9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문 전 대통령이 딸 부부의 관계가 악화되자 2016년 2월께 참여정부 당시 대통령비서실 행정관에게 부탁해 사위 서모씨를 '토리게임즈'에 취업하게 하고 소득을 창출하게 했다고 공소장에 적었다.

그러나 딸 부부의 경제 사정이 악화되고, 2018년 1월 말경 부부의 예금 잔고 합계가 200만원에 불과할 정도로 유동자산이 소진되어 양가 부모의 경제적 지원에 의존해 생활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서씨가 취업한 회사 이름이 문 전 대통령 반려견 이름과 같은 '토리'라는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서씨는 회사에서 퇴사했다.

이에 민정비서관실 특별감찰반장이 2018년 2월 서씨와 면담을 진행하고, 대통령비서실 국정상황실장이 다혜씨의 중복 정당 가입 논란 가능성을 우려해 탈당 절차를 안내하는 등 문 전 대통령과 대통령비서실이 딸 부부의 향후 사회활동 및 소득활동 등을 직접 관리했다고 검찰은 봤다.

이에 이 전 장관은 중진공 이사장 취임 후 대통령비서실과 민정비서관실을 통해 딸 부부에게 태국 방콕 생활 자금 등을 수수할 내용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소장에는 이 전 의원이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중진공) 이사장에 취임한 이후 2018년 4월 이스타항공 관계자에게 "태국 국제학교와 쓸만한 아파트를 알아보라"고 지시하라는 내용이 담겼다. 검찰은 이 의원이 중진공 관계자에게도 비슷한 취지의 지시를 한 것으로 파악했다.

검찰은 문 전 대통령이 이 내용을 딸 부부에게 제공했다고 공소장에 적시했다.

이후 서씨는 타이이스타젯 대표 A씨에게 연락해 '태국에 일하러 왔다', '이 전 의원에게 들은 게 없느냐'고 취업을 문의했고, 2018년 8월부터 임원 대우를 받으며 급여와 주거비를 수령하기 시작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이 전 의원이 2018년 6월 A씨에게 '(서씨의) 직함은 상무로 하라' 등의 지시를 했다는 내용도 공소장에 담겼다.
?

검찰은 또 공소장에 딸 부부가 2012년 5월 경부터 2014년 4월 무렵까지 경남 양산 씨 매곡동에 있는 문 전 대통령 소유 사저에 무상으로 거주했고, 이후 양산시 물금읍 소재 빌라로 이사할 때는 문 전 대통령에게서 9000만원을 지원받았다는 내용도 담았다.

검찰은 "이 전 의원이 문 전 대통령과 딸 부부에게 약 2억1787만원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제공하고, 이스타항공에 같은 금액 상당의 재산상 손해를 입게 했다"고 적었다.

한편 문 전 대통령 변호인단은 이날 입장을 내 "민정비서관실로부터 사위 취업 및 태국이주 관련 보고를 일체 받은 바 없다"고 공소사실을 부인했다.

문 전 대통령 측은 "친인척팀이 사위 부부 이주 과정에 연락을 주고받은 것은 당연한 업무범위"라며 "검찰 공소장은 관련자 진술을 전혀 듣지 않고 쓴 소설"이라고 했다.

문 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전주지검 관계자들을 직권남용 권리 행사 방해 등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고발했다.

더불어민주당 전정권정치탄압대책위원회(대책위)는 "문 전 대통령의 전 사위와 관련된 수사는 애초부터 전임 대통령과 그 가족, 관련자들을 괴롭히고 모욕 주기 위한 정치적 목적을 갖고, 미리부터 결론을 정해 놓은 짜맞추기 수사"라며 고발 취지를 밝혔다.
,